2014 제주 여행 10일차 (마지막 편) - 성산 일출봉
이제 제주여행기 마지막 편입니다.
지난 5월에 다녀온 제주 이야기를 사골 우려먹듯이 참 오래도 우려먹는군요 ㅎㅎ
2014.05.07 (수)
이번 제주여행의 목표였던 올레길 걷기와 (6,7,8,10코스) 한라산 등반을 무사히(?) 마치고나서 빈둥거리다가,
제주에서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을 해봅니다.
올레길을 또 걷기에는 몸이 지쳤고, 간단하게 당일치기로 다녀올만한 곳을 물색하다가 성산 일출봉을 선택했습니다.
호텔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시외버스 터미널로 갑니다.
서귀포에서 제주를 크게 휘감고 동서로 운행하는 버스가 두가지 있는데 하나는 동일주, 다른 하나는 서일주 버스입니다.
제가 갔을 당시에는 두 버스 모두 같은 노선번호를 쓰고 있었고 (700번, 지금은 701번, 702번으로 바뀌었군요),
시간표만 다를뿐 자세한 안내가 없어서 혼동하기 쉬웠는데요.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작은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공항버스를 내리면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약간 걸어가야 합니다.
안내판이 없어서 조금 해깔리지만 내국인이면 충분히 찾아갈만은 하죠.
그런데 젊은 중국커플이 공항버스터미널에 서서 헤메고 있는겁니다.
말을 걸어보니 성산 일출봉 간답니다 ㅎㅎ
시외버스 터미널로 안내해서 표 사는 것까지 도와주고, 시간도 정확하게 알려주었죠.
버스시간이 좀 남았기에 상점에 가서 쇼핑하고 화장실도 다녀와보니, 글쎄 이 커플이 700번 버스에 떡하니 앉아 있는겁니다.
저희보고 빨리 오라고 손짓까지 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그 버스는 서일주 700번 버스 ㅜㅜ
미처 말릴 틈도 없이 버스는 떠나고 저희는 안타까워하면서 동일주 버스를 탔습니다.
성산포까지 가면서 경치도 구경하고 아까 그 중국커플 이야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한참지나서 아까 그 커플이 제가 탄 버스에 오르는겁니다.
알고보니 어떤 친절하신 분께서 이 커플이 잘못된 버스를 탄 것을 알고 일부러 쫒아와서 도와주신거랍니다.
시간을 어떻게 맞추었을까하는 의문이 생겼지만, 아무튼 동행이 생겨서 좋다하고 함께 갑니다.
성산포에 내리니 마침 점심시간, 함께 식사를 하기로 하고 식당을 찾는데 대부분 닫았네요 ㅜㅜ
아무 정보없이 눈에 띄는 식당으로 들어가서 주문을 합니다.
마눌님은 해물뚝배기 (10,000원), 저는 우거지탕 (8,000원).
대범한 한국인의 기상을 보이느라 파전(10,000원)을 추가합니다 ㅎㅎ
그.런.데.
이집 해물탕 장난이 아닙니다.
비교적 입이 짧은 마눌님도 좋아라하고 중국커플도 아주 잘 먹습니다.
처음 식당에 들어섰을때 방금 잠에서 깬 듯한 이모님이 나오셔서 조금 당황스러웠는데 음식맛때문에 두번 놀랩니다.
매너좋은 중국커플이 파전값 반띵 하자는 제안을 가볍게 물리치고 기분좋게 식당을 나섭니다 ㅎㅎ
제주 동쪽에 위치한 성산 일출봉은 워낙에 유명한 곳이라 설명을 드리지 않겠지만,
요즘 중국 관광객들 덕분에 몸살을 앓고 있는 관광지중의 하나입니다.
제가 갔을 당시에도 중국분들 때문에 제대로 사진 찍기도 힘들더군요. ^^
입장료(2,000원/인)를 지불하고 출발!
그리 높지않은 성산 일출봉이지만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인지 등산길과 하산길을 분리해 놓았습니다.
표지판을 안보고 무작정 오르내리는 분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안내에 따라서 걷더군요.
이런거 참 좋습니다!
성산 일출봉의 해뜨는 광경을 보고 싶었지만 호텔에서 너무 멀어서 패쑤~
하지만 이렇게 밝은 햇볕아래 오르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습니다, 조금 더워서 그렇지.
개인차가 있지만 왕복 40-50분 정도면 등산을 하실수 있는데요,
중간에 사진을 찍느라 사람들로 북적여서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듯합니다.
등산로 중간에 너무 멋들어진 바위도 보이고,
내려다 본 성산 앞바다 풍경도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앞사람 엉덩이를 따라 오르다보니 어느덧 일출봉 정상입니다.
그런데 정상 사진찍기 정말 힘듭니다 ㅜㅜ
중국관광객이 단체로 몰려와서 자리를 비켜주지도 않고 돌아가며 사진을 수십장을 찍는군요.
제주까지 와서 화를 낼 수야 없지만 조금 짜증이 나는건 어쩔수가 없습니다 ㅜㅜ
경치 좋은 곳은 모두 중국사람들 차지입니다.
한참을 기다려 분화구와 바다경치를 바라봅니다.
분화구는 오목한 그릇처럼 생겼는데, 물이 없고 가운데가 평평한 녹지를 이루고 있더군요.
정상에서 일출봉 해설도 해줍니다만, 너무 소란스럽고 정신이 없어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요.
저기 아래 사진에 노란 옷 입은 양반이 정상에서 양보없이 사진을 수십장 찍은 사람입니다.
네, 저 뒤끝 있습니다 ㅋㅋ
이제 슬슬 내려가야지요.
성산 일출봉은 정상 그 자체보다는 오르내리는 동안 보이는 경치가 더 좋은 것 같습니다.
하산길에 보이는 바위는 마치 독수리처럼 보이네요.
하산을 마치고 조금 떨어져서 성산 일출봉을 바라봅니다.
가까이서 보아서 그런지 산방산보다 더 멋진 것 같네요.
성산 일출봉에는 산만 있느냐, 아니지요~
하산길을 따라 가다보면 해안가로 내려가는 길이 보입니다.
이곳의 물이 맑고 참 좋은데, 보트를 타려는지 사람들이 엄청 몰려있군요.
해안으로 가려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패쑤~
뭐, 그동안 좋은 곳 많이 보았으니까요 ^^
그나저나 성산 일출봉 경치가 참 좋습니다...
성산 일출봉까지 왔는데 근처에 있는 섭지코지를 빼놓으면 섭섭하죠.
드라마 '올인' 촬영지로 유명해진 곳이지요.
그러고 보니 올인에는 요즘 떠들썩한 이병헌과 송혜교가 나왔군요 ㅎㅎ
성산 일출봉에서 섭지코지까지 걸어서 갈 수도 있지만 더운 날씨에 걷기에는 조금 무리여서 택시를 이용합니다. (5,700원)
섭지코지 입구에서부터 천천히 올라가는데 저 멀리 올인 하우스가 보입니다. 수리중인 듯.
제주 대부분의 해안이 그렇지만 이곳 해안의 아름다움도 다른 곳 못지 않군요.
바다는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가 않으니 저는 전생에 물고기였나봅니다 ㅎㅎ
여유롭게 풀을 뜯는 말님도 보입니다.
섭지코지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등대입니다.
올라가는 계단이 장난 아니지만 일단 오르게되면 주변 경치가 끝내줍니다.
다음에 제주에 오게되면 이근처 올레길을 걸어보고 싶군요.
드라마로 유명한 올인 하우스입니다.
공사를 거쳐 '달콤한 하우스 - 사랑을 주제로 한 달콤한 사탕마을'로 변신할 예정이라는데,
입장료도 받게될거고, 어떻게 변할지 궁금합니다 ^^
제주에서의 마지막 저녁식사를 유명하다는 덕성원의 꽃게짬뽕으로 하려했으나 휴일입니다 ㅜㅜ
해서 지난번 좋은 기억을 주었던 미스제주로 향합니다.
오늘의 메뉴는 제주 흑돼지 오겹살 (2인분 32,000원). 감귤 막걸리(5,000원) 추가!!!
지난번 정식(2인 16,000원)보다 확실히 반찬 차이가 납니다.
게장에다 된장찌개까지.
큼지막한 흑돼지 오겹살 두개를 불판에 올려놓고 서비스로 나온 전복과 함께 굽습니다.
지글지글 소리가 군침을 돌게 하는군요 ^^
상큼한 무쌈에 오겹살과 파무침을 함께 올려 냠냠~
생각보다 비싼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지만 만족했습니다. (양에 대한 불만이 살짝)
마눌님도 너무 좋아라하구요.
뭐, 그러면 된 것 아니겠습니까 ㅎㅎ
약간 어둑해진 중문길을 걸어서 호텔로 향합니다.
마차를 타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요것도 조용히 패쑤~
제주에서는 패쑤할게 너무 많군요 ^^
추가로 서귀포시장 이야기 살짝 올립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낼때 서귀포시장 이용 많이 했습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먹을 것도 많더군요.
그중에서 특히 이곳의 모닥치기(김밥,전,만두에 떡볶이를 얹어주는 음식)에 반했습니다.
저와 와이프는 모두 마른 떡볶이보다 국물이 있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곳 떡볶이가 딱 저희 입맛에 맞았습니다.
5,000원어치 사면 두사람이 충분히 먹을만 합니다.
근처에 줄 많이 서있는 떡집도 있으니 한번 들려보심이 어떨지요 ^^
이번 제주여행에서 제주 귤을 많이 구입했는데요, 귤에 종류가 많더군요.
한라봉 - 꼭지 부분이 한라산을 닮았다해서 한라봉이라 불립니다. 당도가 제일 높고 가격도 제일 세죠.
천혜향 - 귤과 오렌지의 교잡종으로 귤과 오렌지의 맛을 동시에 느낄수 있습니다. 보관하기가 좀 까다롭습니다.
청견 - 껍질이 얇아 벗기기 쉬우며 일반적으로 제주 오렌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청견입니다.
서귀포 시장에서 초코렛과 함께 구입했는데 아주 저렴합니다. (40,000원: 청견 5kg + 초코렛 세트 6박스 + 택배비)
중문 근처에서 선물용으로 구입한 천혜향 + 한라봉 세트 (40,000원)
아주 좋아보여서 3세트 구입을 했는데 막상 도착한 상품을 보니 한라봉이 너무 작은겁니다.
천혜향과 한라봉 무게가 무려 60g이나 차이가 나는구요.
샘플을 보았을때는 거의 같은 크기였는데요.
아무튼 10박동안 제주에서 아주 좋은 시간 보내고 갑니다.
다음번 제주 방문때에는 북쪽 올레코스를 걸어보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