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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제주,울릉도

2014 제주 여행 4일차 - 8코스

by 실콘짱 2014. 8. 19.


2014.05.01 (목)


오늘의 올레길은 8코스.

월평마을을 출발하여 그림같은 주상절리와 중문단지를 지나 대평포구에 이르는 18.9km (6-7시간, 난이도:중)입니다. 

올레길을 3일 연속으로 걷느라 체력이 떨어져 있는데 오늘 코스는 길이도 긴편이라 걱정이 됩니다.



오늘은 에너지가 많이 필요할 듯 하여 민박집에서 공짜로 제공되는 토스트를 마다하고 제대로 된 식사를 하러 나갑니다.

마침 숙소 바로 앞에 간단한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밥집이 (3,000원) 있군요.

반찬은 초간단 (김치와 무생채), 하지만 시래기국이 진국입니다.

단백질이 부족할 듯 하여 계란을 (500원) 추가합니다.


다음날 미역국도 시도를 해보려 했으나 아침 6시부터 만원입니다.

근처 공사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단체로 입성을 ㅜㅜ



오늘 걸어야할 길이 만만치 않아서 아침을 먹자마자 서둘러 버스를 타고 출발합니다.

목표는 2일전 종착지인 올레 7코스 종점(이자 8코스 시작점).

한번 와 본 길이라고 익숙합니다.



월평마을을 소개하는 큼지막한 표지판이 보이는데 이곳에 화장실이 있으니 출발전에 몸을 가볍게 하시고...



8코스를 출발하여 얼마 안되어 약천사가 나타납니다.

조선초기 불교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약천사는 지상 30m(일반건물 10층 수준), 건축 연면적 3,305㎡에 이르며 

단일사찰로서는 동양 최대를 자랑한답니다

사찰 이름의 유래는 봄부터 가을까지 물이 솟아오르는 샘물과 사철 흐르는 약수가 있는 연못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요.

마침 부처님 오신날을 준비하느라 연등이 장식되어 있군요.



약천사 이름에 걸맞게 이곳저곳에 약수를 받을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부처님 캐릭터도 아주 귀엽게 만들어 놓았군요.



8코스는 약천사 경내를 통과하는데 올레길 방향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지나가는 스님께 여쭈어보아 간신히 길을 찾습니다.

올레길 표지판에서 파란색을 정방향, 노란색은 역방향을 가리키니 방향숙지 잘 하시구요.



약천사를 빠져나오면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비교적 거친 바닷길이 나옵니다.

자갈이 많아 걷기가 힘들긴 하지만 바다 경치를 구경하면 천천히 걸어도 좋겠지요.



대포포구에 도착 (3.2km)

자그마한 항구인데 횟집이 두어군데 있습니다.

아직 점심때가 되지 않아 계속 전진합니다.



대포항 바로 앞에 정말 멋들어진 집이 보이더군요.

펜션은 아닌 듯한데 저런 집에 사는 기분은 어떨까요.

저도 해운대 바닷가 앞에 살기는 하지만, 백사장이 아닌 바위로 둘러쌓인 제주는 조금 더 특별한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길가에서 할머니가 커다란 못생긴 귤을 파시면서 뭔가 웅얼웅얼 하십니다.

지나쳐갔다가 다시 돌아와 두개를 샀습니다. (2,000원)

먹는 음식이라 죄송한데 먹다가 그냥 버렸습니다.


이름이 하귤이라는데 아무래도 제대로 된 귤이 아닌 듯 합니다.

할머님이 농장근처에서 대충 땅에 떨어진 것을 주워다 파시는 모양이네요.

도와드린다는 생각으로 사드리긴 했는데 차라리 그냥 돈을 드리니만 못하군요 ㅜㅜ



그나저나 길옆에는 너무나 예쁜 꽃들도 피어있고, 제주만의 이국적인 가로수가 지친 올레꾼의 기운을 북돋워줍니다.



저 멀리 주상절리가 보입니다.

정말 장관인데 카메라로 그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질 못하는군요.



주상절리를 좀더 가까이 보려면 입장료를 내라네요. 가볍게 패수~



주상절리 방문객 센터 건물에는 여행객을 위한 상점이 여러 곳 있습니다.

중국관광객들이 쇼핑을 하느라 정신없는데, 이곳에서 정말 탐스러운 제주 감귤을 팔더군요.

아까 하귤의 아픈 추억때문에 또 패수합니다 ^^



근처에는 돌로 꾸며진 자그마한 공원이 있는데 여러가지 소품들로 잘 꾸며져 있어 사진찍기에 좋습니다.



자주 보이는 돌탑인데 무슨 용도인지는 모르겠네요.

분명 고인돌은 아닌 것 같은데요...



중문에 가까워 오면서 근사한 현대식 건물들이 많이 보입니다.

여러가지 색깔로 지어진 호텔인 듯한 건물과 컨벤션 센터도 있군요.



중문 입구에 있는 씨에스 호텔에서 시크릿 가든을 찍었나 보군요.

이 드라마를 생각하면 '장인이 한땀한땀 정성으로 만들었다는 명품 츄리닝'밖에 생각이 안나는군요 ㅎㅎ

그나저나 씨에스 호텔, 정말 멋진 장소에다 지어 놓았습니다.



딱 보아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호텔외관에다 독채 빌라식으로 지어놓은 씨에스 호텔.

바닷가 앞이라 경치도 좋고 여러 소품들이 앙징맞게 놓여있어 커플여행에 안성맞춤일 듯 합니다만 가격이 엄청날 듯.

호텔내 카페 체험을 하려 했지만 커피/음료 가격이 후덜덜하네요. 

조용히 어색한 인사만 하고 빠져나옵니다 ^^



중문해변이 시작되는 곳에 퍼시픽 랜드가 있습니다.

레스토랑과 각종 쇼공연을 볼 수 있는 시설이 갖추어져 있지요.

이 곳도 돈이 꽤 들은 듯한 외관을 보여줍니다.



퍼시픽랜드 주변이 정말 잘 꾸며져 있습니다.

작은 공원도 있구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사람이 저뿐만이 아니었다는 것 ^^



중문해변으로 내려서면 해녀의 집이 보입니다.

이곳이 식당인줄 알았는데 영업은 안하네요.



해녀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닷가에서 해산물을 파는 이모님들이 계십니다.

시간은 오전 11시. 

간단하게 문어/멍게/소라 한접시와 (20,000원) 소주 한병을 (3,000원) 시킵니다.

낮술 취하면 부모도 몰라본다는데 싱싱한 해산물과 먹으니 취하진 않겠죠...



중문해변입니다.

저 멀리 하얏 호텔이 보이는군요.

해변에 사람이 없어서 온 해변이 우리 차지입니다.

이곳에서 조금 민망한 짓하며 놀았습니다 ㅋㅋ



하얏 호텔까지 걷는 중간에 롯데와 신라호텔이 있었는데 두 곳 모두 근사한 해변시설을 제공합니다. 사람도 좀 보이고.

반면에 하얏 시설은 규모도 작고 사람없이 썰렁하네요, 흠... 



앞으로 며칠후면 묵게 될 하얏이라 외관을 살펴보고 갑니다.

오션뷰를 주었으면 좋겠구먼...



하얏을 돌아 롯데호텔도 지나고,



점심시간이 되어 중문 던킨 도너츠로 갑니다.

제대로 제공되는 메뉴가 없어 대충 런치세트 2개와 (11,500원), 도넛으로 (3,200원) 배를 채웁니다.

역쉬 던킨 도너츠는 도넛이 최고!



중문 시내의 테디베어와 믿거나말거나 박물관도 구경하고,

아, 던킨말고 크라제 버거를 먹을걸...



중문 관광안내소에 잠시 들려 여러가지 지도와 제주정보를 얻습니다.

주변에 분수와 인공폭포도 만들어져 있고, 아주 깔끔합니다. 



중문단지를 지나 예례생태공원으로 향합니다.

길이 잘 포장되어 있어 주변 꽃들도 구경하며 여유있게 걷습니다.



예례생태마을은 예쁘고 넓게 잘 꾸며진 공원입니다. 

규모가 상당한데 그늘이 없는게 흠이네요.



곳곳에 체험학습장이 (각종 생물/식물들을 관찰하는 곳) 꾸며져 있고, 산책길도 잘 정돈되어 있군요.



우거진 수풀속에서 데이트하던 오리 두마리가 우리때문에 깜짝 놀라 달아납니다.

미안혀... 방해하려던게 아니였구먼...



이때쯤 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합니다.

화장실을 찾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보이지가 않네요 ㅠㅠ

공원이 넓어도 너무 넓어요...



거의 실신 직전에 예례 생태체험관을 발견합니다.

건물은 보이는데 입구를 찾는데 한참 해맸네요.

아무튼 이곳에서 시원하게 볼일을 보고 덤으로 내부까지 둘러봅니다.

아이들이 오면 아주 좋아하게 꾸며놓았군요.



다시 기운을 차려 공원을 돌아보는데 문제의 하귤을 발견합니다.

그래. 어쩌면 하귤은 맛이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생태공원에서 또 길을 잃었습니다. 오늘 왜 이러는겨 ㅜㅜ

바다방향으로 가면 될 것 같아서 계속 전진하는데 뜬금없이 커다란 공사현장이 나옵니다.

곶자왈 빌리지를 건설하는데 규모가 엄청나네요.

이곳에 살 사람은 좋겠지만 제주의 아름다운 경관이 자꾸 훼손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파집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건설현장에 사람이 하나도 보이질 않는군요.

오늘은 평일인데 (목요일) 뭔일이래요?



공사장에서 한참을 헤매다, 육교에 설치된 사다리까지 오르내리는 모험끝에 8코스로 복귀합니다.



한참을 걷다보니 전원주택을 분양하는 곳이 나오는군요.

호기심이 생겨 들려봅니다.

위치도 좋고 고급 자재를 사용한 듯한 2층짜리 빌라인데, 내부가 조금 답답합니다. (위아래층 각각 15평)

전망은 너무 좋은 곳에 위치했지만 무려 오억이라네요, 흐미...

그 돈이면 수도권에 왠만한 아파트를 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패쑤~



그래, 니 팔자가 상팔자다...



해녀 할망들도 지나고,



진짜 대규모의 주상절리를 만납니다. - 나중에 알고보니 '박수기정'이랍니다.

'기정'은 제주말로 높은 벼랑을 뜻하는 말로, '박수기정'은 '박수물쪽의 높다란 바위'를 의미합니다.



이때쯤 많이 지쳐갑니다.

5월초의 따가운 햇살도 그렇고 많이 걷기도 했죠.

그래도 쉬어가라는 카페의 유혹도 뿌리치고, 아무도 없는 좀녀 공연장도 지나, 8코스 종점(대평마을)으로 향합니다.



8코스 끝에 도착했는데 버스 정거장이 보이질 않네요.

여기서 한참을 더 걸어가야 한다고라, 우쒸~



지친 발걸음으로 버스 정류장에 도착합니다.

정류장앞에 있던 특색있는 이름의 식당 - '대평에 오면'

대평에는 '보말 수제비'가 유명하다는데 언제 기회가 되면 한번 먹어 봐야겠습니다.



오늘 참 많이 걸었네요.

그래도 힘내야죠.
내일은 한라산 등반입니다. ㅎㅎ


제주 여행기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