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07 (수)
전라남도 순천시 외곽 조계산 북쪽 기슭에 자리잡은 사찰 송광사는 한국의 3보 사찰로 꼽히는데,
해인사는 법보(팔만대장경), 통도사는 불보(진신사리), 그리고 송광사는 승보(수계사찰) 사찰로 알려져 있습니다.
규모가 제법 큰 사찰임에도 송광사에는 3가지가 없답니다. - 탑, 석등, 풍경
부처님을 모시는 불전이 있기는 하나 규모가 크지 않고,
오히려 승려들이 기거하면서 수행하는 도량인 승방이나 요사채가 상당히 많답니다.
풍경이 없는 이유가 수도승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배려인 듯 싶네요.
학승들이 수행하는 사찰답게, '무소유'로 알려진 법정 스님이 출가하신 곳이 송광사입니다.
스님은 송광사 뒷산에 '불일암'이라는 자그마한 암자를 손수 지어 17년간 기거하셨습니다.
▼ 가을비가 약간 흩뿌리는 흐린 날씨지만 걷기에 그리 지장은 없습니다.
집에서부터 산넘고 물건너(세종-오송-순천-송광사) 도착한 송광사 입구.
열 곳 정도의 음식점이 보이는데 날씨도 그렇고 평일이라 그런지 입구는 조용하기만 합니다.
▼ 사찰 입장료는 3000원. 현금만 받네요.
▼ 매표소에서 사찰까지는 계곡을 따라서 10여분 걸리는데,
'무소유 길'로 불리는 이 산책길이 참 아름답습니다.
법정스님이 불일암에 거주하시면서 이길을 자주 걸으셨다네요.
▼ 5시간넘게 고생하며 송광사를 찾아온 보람이 느껴집니다.
▼ 길이 너무 아름다워서 자꾸 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무소유길 중간쯤에는 편백나무 숲이 우거져있고,
단풍이 떨어져 있는 길은 혼자보기 아까울 정도입니다.
▼ 사찰입구에 다다르면 자그마한 개울이 나타납니다.
▼ 사찰 출입문인 조계문.
▼ 사찰의 첫느낌은 '참으로 고적하구나'입니다.
우스개말로 대한민국의 경치좋은 곳은 전부 사찰이 차지하고 있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구나하는 느낌 ㅎㅎ
▼ 망자들이 잠시 머무른다는 세월각, 천주각.
계곡을 건너 본격적인 사찰 경내로 들기전에, 이곳에서 세속의 인연과 더러움을 깨끗하게 씻어야한답니다.
▼ 자그마한 개울위로 떠 있는 듯한 우화각.
▼ 사천왕이 두눈을 부릅뜨고 사찰을 지키고 있습니다.
▼ 법고가 보이고.
▼ 대웅전의 크기는 다른 절에 비해 오히려 초라해 보일 정도로 규모가 작습니다.
▼ 대웅전 뒤로 스님들이 기거하는 요사채가 보입니다.
송광사에는 외국스님들을 위한 국제선원도 설립되어 있답니다.
▼ 관음전도 아주 조촐해 보입니다.
▼ 경내는 그리 넓지 않습니다.
이리저리 둘러보아도 30분이면 충분할 듯.
하지만 가을과 어우러진 경치가 너무 좋아 시간에 상관없이 머물게 되네요.
▼ 절 외곽쪽에는 '송광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송사모'를 위한 별채도 보입니다.
나도 저기에나 가입할까나 ㅎㅎ
▼ 사찰 규모는 그리 작지 않지만 워낙 많은 건물이 옹기종기 모여있다보니 약간 좁은 듯한 느낌도 있습니다.
절 한쪽에는 오래된 목조건물과는 어울리지 않는 시멘트 건물이 보입니다.
불교 박물관이라는데 조금 더 신경써서 목조건물로 지었으면 하는 바램이...
▼ 사찰 입구쪽에는 절체험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템플 스테이'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송광사뿐만 아니라 전국 대부분 사찰에서 템플스테이를 지원하고 있지요.
모든 것 다 내려놓고 편안한 휴식을 원하시는 분이면 신청해도 좋을 듯.
▼ 송광사가 아무리 좋아도 계속 머물 수는 없지요.
천천히 걸어서 돌아가는 길도 너무 아름다워 다음에 꼭 다시 방문하리라 다짐해봅니다.
▼ 송광사는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에는 조금 불편한 위치에 있습니다.
순천역에서 시내버스로 거의 2시간 가까이 소요되고, 노선도 달랑 한개밖에 없습니다.
배차간격도 한시간이니 돌아가는 버스편을 잘 살펴보아야 기차시간에 늦지 않게됩니다.
송광사입구에서 지나쳤던 음식점으로 향합니다.
조계산 파전맛 좀 봐야지요 ^^
▼ 일단 파전 한개 주문합니다.
남도 음식점답게 맛이 아주 탁월합니다 ^^
▼ 막걸리도 함께.
승주 막걸리는 별로입니다. 차라리 동동주를 시킬 걸.
▼ 파전으로는 안주감이 모자라서 묵무침을 추가합니다.
참기름이 듬뿍 뿌려져 있어 아주 고소합니다.
▼ 안주감을 두개 주문하니 서비스로 나온 두가지 나물 무침.
인심도 아주 푸짐합니다 ^^
▼ 순천역으로 돌아가는 길은 역시나 멀고 험합니다. 퇴근시간까지 겹쳐 더.
기차를 기다리며 순천역 카페에 앉아 순천의 밤풍경을 바라봅니다.
역이민하면서 뚜벅이 생활을 결심했는데, 그 결심이 흔들린 하루였습니다.
순천에서 들리고 싶은 또 하나의 사찰, 선암사에 올때는 차를 렌트하던지 해야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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