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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착기/용인살기 2020~

[용인 살기] 층간소음

by 실콘짱 2020. 12. 23.

출처; 경찰청 공식 블로그

성인이 되면서부터 아파트 생활을 시작했다.

대학 1학년 때 부모님 따라서 여의도 아파트로 이사를 갔고, 그때부터 아파트 생활이 계속된 셈이다.

미국에 들어와서도 첫 10년간은 2층짜리 콘도 위층에 살았으니 꽤 오래 아파트 생활을 한 셈이다.

하지만 그때까지 층간소음이란 단어를 알지도 못했고 경험해 본 기억이 없다.

아마 그당시 아파트는 꽤 튼튼하게 지어져서 그런 듯, 아니면 운이 좋았거나.

 

2013년 해운대로 역이민 하면서 층간소음을 처음 경험하게 되었다. 그것도 아주 최악의.

에어비엔비로 구한 오피스텔에서 2주간을 지내다 보니 맘에 들어서 1년 월세 계약을 하게 되었는데, 아주 큰 실수였다.

나중에 알고보니 주거지 근처에 대한민국 최고의 룸살롱이 존재했고,

근처 오피스텔에 이른바 호스티스들이 많이 살았었는데, 바로 윗집이 그런 경우였다.

윗집에는 호스티스와 그녀의 파트너가 함께 살았었는데 매일 새벽 2-3시쯤 퇴근을 해서 샤워를 하고,

그때부터 음악을 아주 크게 틀어놓거나, 아니면 싸움을 시작하곤 했었다.

매일 새벽마다 집안이 둥둥 울리는 소리가 나거나, 유리가 깨지고,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경험을 해보았는가?

몇 번이나 관리사무소에 연락을 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직원이 직접 방문할 때마다 술냄새를 풍기며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태도에 직원들도 두 손 두발 다 든 상태.

나 또한 혹시나 보복을 당할까 걱정되어 직접 찾아가지도 못했고.

입주 첫날부터 하루빨리 월세기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렸었다.

의외의 장점(?)이라면 덕분에 바깥에서 자고 오는 여행을 많이 했다는 점이랄까? ㅡ.ㅡ

 

다음번 거주지 대전(둔산-반석)에서 첫 1.5년간은 이렇다 할 층간소음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반석동 아파트에 거주한지 6개월쯤 지나서 위층에 새로운 가족이 이사를 왔는데,

그때부터 층간소음이 다시 시작되었다.

성인 3명이 번갈아 가면서 발망치 소리를 내면서 걷는데 그 정도가 점점 심해졌다.

방문도 쾅쾅 여닫고 새벽에 몇번이나 발망치 소리로 깨면서 노이로제가 생길 정도.

몇 번이나 찾아갈까 망설였지만, 혹시나 갈등이 생기게 되면 소음 보복이 올지도 모른다는 염려에 망설여졌다.

거의 6개월을 참다가 도저히 안 되겠어서 편지를 썼다.

간곡하게 층간소음에 의한 고통을 호소하는 방향으로.

결과는 대성공. 

편지를 보낸 다음날부터 거짓말처럼 발망치 소리가 사라진 것이다.

물론 가끔 쿵쿵거리는 소리가 나긴 했지만 훨씬 나아진 상태.

윗집에 케잌이라도 들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었지만 너무 과하다 싶어 그건 피했고.

 

다음번 세종에서의 2년도 아주 편하게 잘 지낸 셈이다.

그런데, 용인에서 살게 된지 몇 개월 후부터 층간소음이 다시 시작되었다.

이번에도 새로 이사 온 윗집에서 시작된 층간소음.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지 주말 포함 몇 달간이나 신경을 거스리는 공사 소음이 발생을 한다.

현재 아파트에서는 암묵적으로 공사 전 양해를 구하곤 하는데, 윗집은 무조건 공사를 진행하는 편.

아파트 생활에 낯설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더 큰 문제는 가끔씩 손자(손녀)가 방문할 때 발생.

어린아이가 뛰어다니는 소리가 하루 종일 들린다.

집안에서 술래잡기나 달리기를 하는 것 같다.

쿵. 쿵. 쿵. 쿵.

아무리 어린아이라도 집안에서 달리게 되면 아랫집에서는 꽤 큰 소리가 발생을 한다.

아무리 손자가 귀여워도 집안에서 뛰면 안 된다는 교육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아침부터 오후까지 생활시간대에 발생하는 소음이야 참는다 해도,

저녁 11시가 다 되어가도록 쿵쿵 거리는 소리는 신경을 많이 거스르고,

그 여파가 계속되어 결국 잠까지 설치게 되는 결과가 계속 이어졌다.

 

몇 달 전에는 참다 참다 도저히 안 되겠어서 11시가 넘어서 인터폰을 해버렸다.

할아버지가 받더니 손자가 뛰는 것 같다고(남 얘기를 하는 듯) 한다.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을 하니 그날은 조용히 넘어갔는데.

요 며칠 손자가 다시 방문을 했는지 하루 종일 쿵쿵이 다시 시작되었다.

결국 어젯밤도 잠을 설치고.

이번에도 편지를 써볼까 하다가 공사 소음도 그렇고 편지로 해결될 것 같지 않은 예감이 든다.

괜히 긁어 부스럼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고.

이사가 1년 반 정도 남았는데 그때까지 그냥 참아야 할까 싶다.

 

아, 층간소음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