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10 (일)
제주도의 올레길을 시작으로 전국에 무슨 무슨 길이 유행이다.
대전 근교에도 12구간에 걸쳐 대전둘레산길이 (133km, 약 300리길) 펼쳐져 있고.
이번에는 태안 솔향기길 1코스를 걸어본다.
이번에도 대전 ㅊ산악회를 통해서 다녀오게 되었다.
회비는 25,000원에 점심(찰밥)과 뒤풀이 포함.
[태안 솔향기길]은 그 탄생배경이 의미가 깊다.
2007년 태안 기름유출사고 당시 태안 주민들은 효율적인 방제작업을 위해 삽과 곡괭이로 실핏줄 같은 방제로를 만들었다.
그 길을 통해 130여 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기름띠를 닦았고.
사상 초유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만들어진 방제로는 이제 ‘솔향기길’이라는 명품 도보길로 다시 태어났다.
이와같은 사연으로 솔향기길은 [치유와 소통, 사랑과 헌신의 길]이라 불린다.
▼ 아침 6:40 출발.
출발인원이 적어 작은 차량으로 대체될줄 알았는데 대형버스가 등장했다.
▼ 2007년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현장과 복구작업. (이미지는 구글에서 참조)
어민들의 생계를 망쳐놓은 대형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선장 등 몇몇 사람만 1년이하의 징역형을 받았고,
관련 대기업이 제대로 된 보상금을 지금했다는 소식은 아직까지는 없다.
적어도 10년이상의 복구기간이 걸릴거라고 예상했던 태안은 채 8년이 되지않은 현재 맑고 깨끗한 바다를 되찾은 듯 하다.
이 또한 정부나 기업의 후속조치가 아닌 100만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과 태안어민들의 노력의 결과물로서
그동안 태안주민의 잃어버린 세월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따라야할 것이다.
▼ 솔향기길의 5개 코스 중에서도 맨 처음에 개설된 1코스는 명품 길 중의 명품으로 알려져 있다.
우측에는 태안 앞바다의 절경과 좌측으로는 나무로 우거진 숲 사이를 걷는 코스로 한낮에도 햇볕이 들지 않는다 한다.
▼ 오전 10시부터 솔향기길 걷기 시작.
처음부터 오르막길이 나타난다.
솔향기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해변을 따라서 걷는 산책길 정도로 생각하고 왔는데 크게 잘못된 생각임이 밝혀진다.
심지어 등산화가 아닌 일반 운동화를 신고 왔는데 후회 막급 ㅎㅎ
▼ 올레길 등에 비해 후발주자여서 그런지 지나칠 정도로 안내판이 자세하고 친절하다.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코스 표지가 있어 길에서 벗어날 염려가 전혀(?) 없다 ^^
▼ 오르막이 끝나자마자 내리막길 시작.
오늘의 일정이 생각보다 고될 것 같은 예감이 ㅜㅜ
▼ 1코스를 거꾸로 걷게되니 왼편에 바다가 보인다.
바다는 언제 보아도 기분이 좋아진다 ^^
▼ 코스 중간중간에 간단한 지명소개와 함께 스마트폰 NFC 안내를 해놓아 [Safe Road]임을 강조하고 있다.
▼ 해변에서 약간 멀어지게되면 바로 푸른 숲속길이 이어진다.
오전인데다가 울창한 나무들로 인해 햇볕이 가려지니 약간 쌀쌀하게 느껴진다.
이 길은 여름에 걸어도 괜찮을 듯.
▼ 그동안 각종 길을 걸으며 약간 아쉬웠던 갈림길에서의 방향표시 문제점을 확실하게 해결한 표지판.
혹시나 잘못된 길로 갈까봐 자세하게도 안내를 해놓았다 ㅎㅎ
▼ 안내판이 지시하는 대로 해변으로 나가니 멋들어진 풍경이 펼쳐진다.
바다와 바위, 그리고 잘게 부셔진 흰 조개껍데기로 이루어진 백사장길을 걷는다.
▼ 워낙 경사진 길이 있다보니 약간 위험한 곳에는 덱이 설치되어 있다.
▼ 산길에는 솔향기길 이름에 걸맞는 멋진 소나무가 즐비하다.
▼ 조금만 내려다보면 깍아지른 듯한 절벽밑에 바다가 보이고.
▼ 생각보다 길이 많이 험했다.
솔향기길이 좋은 점은 흙길이 많다는 것.
조심조심 안전대를 잡으며 산행을 계속한다.
▼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는 해안 풍경.
시간이 있으면 경치를 감상하며 천천히 가도 좋겠지만 단체여행이다보니 제한시간에 맞춰서 서둘러야하는 것이 조금 아쉽다.
▼ 숲길이 끝나고 탁 트여진 아스팔트 길이 나온다.
그늘이 없어서 햇볕이 따갑게 느껴지긴 하지만 아스팔트길이 그리 길지 않아 견딜만하다.
▼ 역시나 멋진 곳에는 펜션이 위치한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펜션이 그리 많지는 않다.
▼ 저 멀리 자그마한 섬 하나가 보인다.
▼ 여러 산악회에서 방문기념으로 걸어놓은 리본들.
▼ 약간 단풍색으로 물든 나무들이 있어 해변과 함께 멋진 조화를 이룬다.
자세히 살펴보니 햇볕에 말라붙은 소나무들.
산길 주위에 이렇게 말라버린 가지들을 정리해 놓은 흔적이 많다.
▼ 저 앞에 보이는 작은 섬은 [여섬]
섬주변은 온통 바위뿐이다.
바위를 때리며 잘게 포말로 부서지는 파도가 볼만하다.
산행 1시간 30분째. (오전 11:30)
아직 시간은 이르지만 아침을 워낙 일찍 먹어서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한다.
점심은 산악회에서 준비한 찰밥에 집에서 마련한 반찬들, 그리고 지난번처럼 일본 된장국으로 한다.
▼ 점심을 먹고 힘을 내어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
이쯤에서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이곳이 1코스 중간 지점쯤이니까 저 사람들도 만대항에서 오전 10시쯤 출발했을 듯.
▼ 주위가 온통 푸른색인 숲속에서 가끔 만나게되는 꽃들은 유난히 반갑다.
별로 짙은 색이 아니더라도 푸른 숲에서는 쉽게 눈에 띈다.
▼ 솔향기길 1코스에는 특색있는 이름의 포인트가 많다.
고기를 구워먹으라는 차돌백이, 야릇한 상상을 불러 일으키는 돌앙뎅이, 수룽구지, 헤먹쟁이 등등.
이름이 재미있어 걷는 길이 지루하지 않다.
▼ 정오가 지나면서 기온이 조금씩 올라간다.
땀이 많이 나면서 지치기 시작하는데 해변을 한번 보고 기운을 차린다.
▼ 멋들어진 정자가 나오는데, 아~ 이곳에서 점심을 먹을껄하는 생각이...
▼ 땅위에도 표지판이 있어 길을 안내해준다.
별로 해깔릴 길도 아니구먼 ㅎㅎ
▼ 산길이 지루해질 만하면 해변길이 나온다.
누가 솔향기길을 디자인했는지 정말 잘 만든 것 같다.
▼ 썰물이 빠져나간 해변에는 배 한척이 덩그러니...
▼ 무언가 양식종류를 하는 것 같은데 김양식은 아닌 듯 하고.
▼ 열심히 걷다보니 솔향기길 입구에 도착한다.
이제 곧 만대항이 나오겠지.
▼ 3시간 50분만에 드디어 만대항 도착. (오후 1:50)
누가 이길을 산책길이라 한겨?
중간에 만난 몇몇분들이 불평하는 소리를 듣고 한참을 웃었다.
바로 나도 산책길로 생각을 하고 왔다가 큰코 다친 사람중의 한명이었기에 ^^
완전 등산길은 아니지만 왠만한 등산코스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할 듯 하다.
▼ 만대항은 아주 작은 항구이다.
주변시설이 무척 빈약하고 가게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몇몇 횟집과 펜션만 있는 듯, 하지만 이곳도 유명해지면 금방 개발이 되겠지.
회 생각이 조금 나긴 했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
산악회에서 마련해준 족발과 막걸리로 뒤풀이를 하고 대전으로 출발한다.
조금 힘이 들기는 했지만 솔향기를 실컷 맡고 태안의 멋진 해안을 볼 수 있어 좋았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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