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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착기/대전살기 2014~

[대전 살기] 비오는 날

by 실콘짱 2015. 11. 7.

2015.11.07 (토)


오랜만에 비가 온다.

그동안 날씨가 너무 좋아서 농사도 대풍이고 여기저기 다니기는 좋았지만 너무 가물어서 살짝 걱정되던 차에 시원하게 비가 온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가히 환상적.

이럴 때는 조금 고층에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런 날에는 집에서 간단하게(?) 부침개와 함께 막걸리를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외식을 하자는 마눌님의 강력한 요청에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나선다.

하긴 간단한 부침은 누가 만들 것인가 ㅎㅎ
막상 집밖으로 나오니 시원한 바람과 함께 흩날리는 가을비가 나쁘지 않다.


이런 날씨에는 국물있는 음식이 땡기는 법.

집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칼국수집으로 향한다.

반석에서 제법 유명한 집이라고 알려졌는데 두번째 들리는 곳.



비가와서 뜨끈한 국물을 찾는 손님이 우리만이 아니었던 듯, 가게는 이미 만원이다.



차례를 기다리며 둘러보는데 눈에 띄는 메모가 심상치않다.

이곳에서 음식을 남기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할 듯 싶다 ㅎㅎ



용케 창가 자리를 배정받았다.

창가에 자그마한 화분을 배치했는데 비오는 날씨와 어울려 운치가 있다. 



칼국수를 주문했는데 전채로 묵이 나온다.

안주거리가 나오니 술 한잔 안 할 수가 있나.



드디어 칼국수 출현.

멸치나 해물로 낸 육수가 아니고 무언가 고기로 만들어진 듯한 육수맛이 약간 짭짤하다.

한그릇 7,000원짜리 칼국수치고는 조금 섭섭한 듯 하지만, 가게 분위기도 좋고 전채로 나온 묵이 맛있어서 용서해 주기로한다.



식사를 하며 이리저리 둘러보니 주인장의 센스가 돋보이는 메모가 여기저기 붙어있다.





월수 700이 보장된다면 한번 도전해보려 했건만 ^^



이곳에서는 칼국수 외에도 파전, 수육, 두부 두루치기, 낙지볶음 등의 메뉴가 제공된다.

아래는 첫번 방문때 주문했던 파전과 낙지볶음.




식사를 마치고나니 비가 약간 뜸해졌다.

식당이 위치한 곳은 반석마을에서 카페거리로 유명한 곳이다 (반석 3단지 근처).

물이 흐르지않는 하천을 중심으로 걷는 길이 조성되어 있고, 아기자기한 카페가 모여있어 데이트코스로 알려져있다.



마눌님이 선택한 카페 (상호가 마음에 든다고 ^^)



원래 비오는 날에는 아메리카노를 마셔줘야하지만, 왠지 달달한 것이 땡겨서 크림을 잔뜩 얹은 카푸치노를 주문한다.



마눌님은 카페 라떼.



그럴 듯한 외부를 보고 들어왔는데 막상 실내는 조촐하다못해 약간 초라할 정도.



빈티지풍으로 꾸며놓았는데 무언가 전체적으로 언발란스한 느낌이다. 조명도 그렇고.

조금더 안락한 소파를 갖다 놓았으면 좋을 법하다.



아무튼 오랜만에 마눌님과 우중데이트를 즐긴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