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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22 여행

2022 군산/담양/전주 여행 1일차 - 군산

by 실콘짱 2022. 10. 4.

2022.09.20(화)

 

강원도 여행을 마치고 바로 남도여행에 나선다. 이번 행선지는 군산을 시작으로 담양을 거쳐 전주까지. 담양을 너무 좋아해서 매년 1,2차례 방문하는데, 담양만 달랑 방문하기 아쉬워 근처의 도시 한두 곳을 함께 들리는 편이다. 지난번에는 순천, 목포를 들렸고, 이번에는 처음 방문해보는 군산, 그리고 오랜만에 전주까지 거쳐서 오기로 한다.

 

한반도의 허리, 서해 중부 가장자리에 위치한 군산은 단군이래 최대 사업인 새만금의 중심도시이며, 중국 청도(칭따오)와 가장 가깝고, 목포와 더불어 일제강점기 때 번성했던 항구도시이다. 이전의 화려했던 역사와 대비하여 근래 GM 자동차가 철수하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걸로 알려졌는데, 아직까지 인연이 닿지 않아 이번이 첫 방문이 되겠다.


▼ 바닷가 도시답게 각종 해산물 요리로 유명한 군산, 점심시간에 맞추어 도착했는데 원래 계획했던 생선구이집은 휴무. 시작부터 조짐이 이상하다. 주위가 조용하고 영업을 하는 식당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한참 발품 끝에 발견한 국숫집.

▼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라 일단 들어갔는데 처음 보는 메뉴가 눈길을 끈다. 감태주먹밥이 뭘까? 일단 뚝비밥(이건 뚝배기 비빔밥인 듯)과 잔치국수+감태주먹밥을 주문해본다. 반찬 가짓수는 별로 없지만 아주 깔끔하고 다 입맛에 맞는다. 감태로 감싼 자그마한 주먹밥에 이름 모를 소스로 눈알을 붙인 듯한 감태주먹밥. 그리고 흔히 먹는 비빔밥 재료와는 다르게 야채가 듬뿍 들어간 뚝비밥. 시장도 하려니와 음식 맛도 괜찮아서 싹싹 비웠다. 역시 남도음식 최고! 

▼ 군산의 첫 행선지는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목포에도 근대문화박물관이 있었는데 이곳은 어떨지. 아뿔싸, 이곳도 역시나 휴관 중. 내부수리 중이라나 뭐라나. 하, 이러면 도대체 군산에서 볼거리가 뭐가 남았을까...

▼ 근대문화박물관이 있는 곳은 월명동으로 근처에 카페거리를 비롯 여러 먹거리/볼거리가 모여있는 곳이다. 일단 카페거리도 천천히 이동.

▼ 무언가 수도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옛스러운(약간은 촌스럽지만 정겨운) 풍경이 펼쳐진다. 그런데 날이 무척 덥네.

▼ 규모가 작긴 하지만 테디베어 박물관도 있다. 입장료까지 내고 관람할 의욕은 없어서 패스.

▼ 한일병합 1년 전 (1909년) 일본 승려에 의해 세워진 동국사. 1세기의 격변기를 거치면서 1970년 대한불교 조계종 선운사에 증여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 개화기와 근현대사의 역사를 증명하는 일식 건축물로써 식민지배의 아픔을 확인할 수 있는 교육 자료로 방문객이 많이 찾고 있다.

▼ 보고 싶었던 근대역사박물관을 들리지 못해 약간 김이 샌 상황. 그래도 옛스러운 동네길을 걷다 보니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다리를 쉴 겸 카페를 찾는다. 한약방 이름 같은 카페, 고우당.

▼알고 보니 일식 다다미방을 체험할 수 있는 숙박시설도 겸하고 있는 곳이었다. 이곳의 유명 메뉴인 옛날팥빙수 주문. 인절미가 듬뿍 들어있어 배까지 부르다. 

▼ 고우당 뒷마당에는 자그마한 연못이 있는데, 건너편에 들어선 아파트와 신구 건축의 조화를 보여준다.

▼ 골목골목이 아주 정겹고 따뜻한 감성으로 채워진 동네.

▼ 한석규, 심은하 주연의 8월의 크리스마스 배경이 되었다는 초원사진관. 그 주위로 유난히 흑백사진관이 많이 보인다. 단돈 5천원에 추억사진을 찍어준다고.

▼ 일제강점기 부유층 거주 지역으로 알려진 신흥동에 위치하는 '히로스가옥'. 군산 협의회 의원을 지낸 일본인에 의해 지어진 일본식 목조 2층 가옥으로 현재 국가 문화재로 지정되었다고.

▼ 규모도 그렇고 잘 가꿔진 정원을 보게 되니 과연 옛 일본 부자가 살던 집인 것 같다.

▼ 영업을 하는지 의심스러운 슈퍼를 지나 (이곳이 포토스팟으로 유명하다고)

▼ 군산에서 하루를 보내게 될 호텔에 도착한다. 아이콘 호텔.

▼호텔이라기보다는 모텔급 숙박시설인데 근래 리모델링을 했는지 아주 깔끔하다. 커다란 욕조가 있어 편안하게 몸을 담기에도 좋았다. 가격도 착하고.

▼ 저녁식사는 간단하게(?) 일식으로. 체인점인 모양인데 최근에 오픈한 듯 아주 깔끔하다.

▼ 초밥과 치즈 돈까스를 포장해와서 호텔에서 먹는다. 그런데 이집 음식 참 맛있다. 이집 초밥과 돈까스를 먹고 싶어 다시 군산에 오고 싶을 정도.

▼ 다음날 아침 산책에 나선다. 날씨 좋고.

▼ 호텔 근처는 신도시처럼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 단독주택 등이 많이 보인다. 몇몇 단독주택은 너무나 잘 지어져서 탐이 날 정도.

▼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와 일본 교토제국대학에서 의학박사학위를 받은 이영춘 박사가 기거하던 '이영춘가옥'에 들려본다. 평양 출신으로 자신의 고향도 아닌 군산에서 농민들을 위해 의료활동을 하신 이영춘 박사. 원래 이곳은 일제강점기 때 군산의 대 농장주 구마모토가 농장관리를 위해 지은 별장 주택이었다. 이영춘 박사는 이곳에 의무실 진료소장으로 부임한 후, 해방 후에는 개정병원을 개설하여 의료활동을 계속하였다. 경력으로 보아 수도권에서 보다 나은 조건하에 의사생활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대단하신 분. 당시 많은 돈을 투자하여 양식 응접실과 일식 다다미방, 그리고 한식 온돌방을 결합한 세련된 별장이었다고.

▼ 군산을 떠나기 전 마지막 점심식사. 원래 어제 계획했던 생선구이집을 가려다 마음을 바꿔 군산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물총칼국수집으로 향한다.

▼ 물총칼국수는 채취할 때 물총을 쏘는 것처럼 물을 뿜는다 해서 물총조개라 불리는 동죽조개를 넣은 칼국수로, 경험해본바 보통 바지락칼국수에 비해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다. 칼국수와 함께 주문한 보쌈은 가격에 비해 양이 너무 적은 것 같고. 차라리 생선구이를 먹을 것을 ^^

▼ 군산을 떠나기 전 커피를 한잔 하려고 은파호수공원으로 향한다. 그런데 이곳이 대박.

▼ 규모가 제법 큰 호수공원인데 수변산책로가 아주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다. 중간중간에 그늘이 있어 걷기에도 편하고.

▼ 전북 천리길에 속한 은파호수둘레길은 봄이면 벚꽃구경으로 인파가 몰린다고.

▼ 그런데 호수 둘레길 길이가 만만찮다. 8.56km 라는데 보통 걸음으로 2시간이 넘어 걸린다. 호수 전체를 다 걸을 생각은 없었는데. 다행히 호수 중간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보인다. 만세!

▼ 다리 건너편 쪽에는 간단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보인다. 가족단위로 오면 아주 좋을 듯.

▼ 다리를 건너면 커다란 광장이 나타나는데 이곳 주위에 맛집, 카페가 즐비하다. 알고 보니 이곳이 은파호수공원의 중심지였다.

▼ 호수 한켠에는 연잎밭이 펼쳐진다. 물론 연꽃은 벌써 져버렸고.

▼ 주차한 곳 근처에 카페에 들른다. 신축인 듯 아주 깔끔하다. 방문객 리뷰도 괜찮고.

▼ 호수 전체가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경치 좋은 곳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여행 중 망중한을 즐겨본다.

 

자, 이제 담양으로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