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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착기/대전살기 2014~

[대전 살기] 무더위

by 실콘짱 2015. 8. 13.

2015.08.13 (목)


연중 따뜻한 날씨를 보여주는 북가주에서 20년을 살다가 역이민을 하면서 가장 고려에 넣었던 사항이 날씨였다.

북가주에서 가끔 스키를 타러 가기는 했지만 도저히 겨울의 추위는 견디질 못할 것 같아서 일단 부산 해운대로 귀국을 했고,

첫 일년간은 날씨때문에 고생을 했던 기억은 별로 없다. 

겨울 해운대의 매서운 회오리바람이 가끔 뺨을 스치긴 했지만, 눈 한번 제대로 구경을 못했던 부산의 겨울은 아주 포근했다.

여름에는 햇볕이 따갑긴 했지만, 아침에 바닷바람을 쐬며 조깅을 할 정도로 선선했던 날씨였고.


해운대에 조금 더 머물고 싶었지만 수도권 근처에 살고 싶어하는 마눌님의 압력에 굴복하여 대전으로 옮겼고,

지난 겨울 20년만에 혹독한 한국의 추위를 경험하게 되었다.
대신 추위에 대한 보상으로 눈을 맘껏 볼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좋았는데...

원래 집에 가구들이는 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해서 작년에도 TV, 에어컨없이 지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올해도 별 생각없이 한 며칠 덥겠지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여름을 맞았는데, 너무 순진했던가.

7월말에 시작된 무더위가 지난 주말까지 계속되었다.

연일 최고기온 33-34도를 웃도는 기온으로, 불볕더위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날씨였다.

살바도르 달리의 '늘어진 시계'가 저절로 떠오르게 되는 그런 날씨.

달리의 출신지인 스페인에는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한여름의 스페인 날씨가 무척 더울 것으로 상상된다 (내맘대로 상상 ㅎㅎ)


[출처: tattoo.about.com]


어떻게 된 날씨가 밤이 되어도 수그러 들지를 않고 숨을 막히게 한다.

매일 다니던 운동도 2일에 한번으로 줄이고, 하루에 샤워를 세네번씩 찬물로 했지만 잠시만 있으면 땀이 줄줄 흐르곤 한다.

아, 대전이 내륙이어서 그런가 생각하다가, 대구에 사는 사람들은 도대체 이 여름을 어떻게 보내나하는 생각마저 든다.


안그래도 8월말에 만료되는 월세계약때문에 불볕더위 속에서도 집을 찾아 다녀야했고,

그동안 운좋게 가구없이 살았던 호시절이 끝나면서 가구까지 쇼핑을 하려니 정말 죽을 지경이었다.

게다가 손가락은 말썽이 나서 병원에 3일간 입원했고, 퇴원후에 컨디션이 영 별로인데다 더위로 잠까지 설치게되니

입안에 염증이 여러군데 생겼다. 엎친데 덮친격.


아무튼 2일전부터 무더위는 한풀 꺾인 듯 하다. 

정말 다행이다.

그나저나 내년에는 고집을 꺽고 에어컨 구입을 고려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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