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 정착기/대전살기 2014~

[대전 살기] 계룡산 산행

by 실콘짱 2015. 5. 3.

2015.05.01 (금)


5월의 첫날이다.

imohn님의 도움을 받아 계룡산 산행에 오르기로 한.


충청지역의 대표적인 산중의 하나인 계룡산(鷄龍山)은 충청남도 공주시와 계룡시, 논산시 그리고 대전광역시에 걸쳐 있는 

높이 845m의 산으로, 1968년 12월 31일에 국립공원으로 지정 되었다.

계룡산의 천황봉과 연천봉, 삼불봉을 잇는 능선이 닭의 볏을 쓴 용을 닮았다하여 계룡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계룡산 기슭에는 동학사, 갑사, 신원사 등 유명한 사찰이 있으며, 국어교과서에 소개되었던 남매탑이 있다.

[위키백과 참조]


그러고보니 대전 근교에는 닭과 관련된 산이 하나 더 있다.

황토길이 좋아 가끔 찾는 계족산은 닭발을 닮았다고하여 이름이 계족산이고 ^^


계룡산은 보통 동학사, 갑사, 신원사 세곳중 하나를 출발점으로 하여 오르는데 

오늘은 연휴의 첫날이라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해서 상신탐방지원센터쪽에서 오르기로 한다. (지도에서 1번)

이또한 차량이 없으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곳인데 imohn님 덕분에 편하게 산행을 시작한다.


▼ 오늘의 산행계획은:

상신탐방지원센터 출발, 남매탑을 찍고(2번, 3.0km), 삼불봉을 거쳐(3번, 0.4km), 금잔디고개쪽으로 하산하는(4번, 3.5km) 

여정이다. 총 7km 내외의 산행인데 기온이 제법 높아서 (섭씨 25-27도) 땀깨나 흘리게 생겼다.



▼ 아침 일찍 일어나 김밥을 준비한다.

지난번에 한번 해본 경험이 있어서인지 금방 도시락통 3개를 채운다.



 간식으로 방울토마토, 오이, 그리고 호두과자도 함께 ^^



집에서 10시 출발, 10시 40분경에 상신탐방지원센터 도착.

이곳은 동학사/갑사/신원사처럼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는 않다.

아직 덜 알려진 덕분인지 마을 입구는 한산해 보였으나 막상 주차하려니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 마을은 전형적인 시골풍경.

차 두대가 지나기에는 좁아보이는 시골길을 따라 올라간다.



▼ 입구는 한산해 보였지만 산자락근처에는 멋들어지게 지어진 집들이 많았다.

특히나 아래에 보이는 집은 조경에 꽤나 신경을 쓴 듯하다.

마당에 조각 작품도 꽤 보이고, 집 주위를 돌담, 꽃, 나무로 둘러싼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




▼ 등산로 입구에 자그마한 건물이 세워져 있다. 상신탐방지원센터.

근무하시는 분이 친절하게 계룡산 산행지도를 건넨다.



▼ 산어귀에 지어지는 펜션인데 차 두대가 지나가기에도 버거운 동네에 너무 큰 공사인 듯 하다.

늘어나는 교통량과 숙박객으로 인한 공해는 어찌할꼬. 



▼ 남매탑을 향해서 출발~



▼ 남매탑까지 오르는 산길은 그리 험하지가 않고, 경사도 그리 심하지 않다.

가벼운 돌길과 흙길이 번갈아 나타나며, 주위에 나무가 울창하여 더운 날씨에도 시원한 느낌이 든다.





▼ 상신리 계곡을 따라 용의 승천을 염원하는 마음을 바위에 새겨놓았다한다.

옛날에도 바위에 낙서하는(?) 사람이 있었던 듯 ㅎㅎ



▼ 등산로를 따라 계곡이 이어지고, 시원한 물줄기와 함께 이끼가 잔뜩 낀 바위가 멋스럽다.



▼ 산속은 푸른 5월로 가득차있다...



▼ 쉬엄쉬엄 오르다보니 어느새 큰골삼거리 도착.

이곳부터는 동학사쪽에서 올라온 등산객이 많이 보인다.




▼ 남매탑 도착.

목구멍에 낀 가시를 뽑아준 은혜를 갚고자 시집간 첫날밤의 신부를 물어다 준 호랑이.

하지만 은혜를 베푼 사람은 다름아닌 스님이었다는.

난감한 상황에서 결국 의남매로 거듭난 두사람의 사연을 담은 남매탑.

호랑이가 잘못했네 ㅎㅎ (호랑이는 영물이라는데 어찌 스님에게 여자를 데려다 주었을까? ^^)



▼ 웅장한 산세를 배경으로 조촐하게 서 있는 남매탑.



▼ 남매탑 바로 옆에는 자그마한 암자(상원암)이 자리한다.



▼ 마침 점심시간이 되어 근처에 마련되어 있는 의자에서 식사를 하였는데, 등산객이 너무 많아서 자리를 찾기가 난감하다.

간신히 빈자리가 있어 착석했지만 옆자리의 사람이 도무지 협조를 안해준다. 

자리를 차지한 등산가방도 안치워주고 물병도 우리쪽 식탁위에 그대로 두고. 도무지 매너가 빵점.

알고보니 중국일행이었는데 그리 유명하지도 않은 이곳까지 침투한(?) 그들이 무섭다 ㅠㅠ



▼ 식사를 마치고 힘을 내어 삼불봉으로 향한다.

남매봉에서 삼불봉까지는 불과 500미터 정도의 거리지만 경사가 너무 심해서 일명 '깔딱고개'라고 불린다.

헐~ 시작점에서 보이는 저 돌계단을 보소 ㅎㅎ



▼ 거의 다 왔는가 싶더니만 점입가경. 이제는 아찔한 철계단이 인내를 시험한다.

계단이 좁은데다 힘이 들어선지 중간에서 쉬는 사람이 많아 자꾸 발길이 멈추니 더 힘들게 느껴진다.



▼ 드디어 삼불봉 도착.

세 부처의 모습을 닮았다하여 '삼불봉(三佛峰)'이라 불리는 이곳에서는 동학사와 갑사계곡이 보인다.

겨울에 눈 내린 모습이 더욱 아름다워 계룡8경중 제2경으로 불리운다.




▼ 삼불봉의 경치가 좋기는 하지만 장소가 너무 협소하여 계속 밀려드는 사람들을 위해 오래 머물기 힘들다.

하산은 관음봉 방향으로 한다. 내려오는 길에는 꽃들이 만발해있다.



▼ 삼불봉에서 관음봉쪽으로 3-400미터 정도 가게되면 샛길로 자그마한 바위가 보인다.

이곳이 imohn님이 알려주신 계룡산의 비밀장소.



▼ 정말 바위끝에 서니 앞에 펼쳐지는 풍경이 장관이다.

바위크기가 작은편이라 서너명이 앉게되면 꽉 차는데 선행팀이 있어 한참을 기다려 자리를 차지한다.



▼ 원래는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면 좋았겠지만, 그랬다면 아마도 중간에 지쳐 쓰러졌을 것 ^^ 

저 멀리 좌측에 보이는 건물들이 아마도 갑사 근처?

경치가 너무 좋아 한동안 넋을 놓고 앉아서 땀을 식힌다.



▼ 계속 앉아있을 수는 없는 노릇.

금잔디고개를 거쳐 하산길에 나선다. (관음봉은 과감하게 포기 ㅎㅎ)

이쪽길에는 고무가 깔려있는데 미끄러운 겨울산행에 대비한 듯.



▼ 하산길에 배가 고픈지 입을 한껏 벌린 나무님(?)도 만나고,



▼ 나무 사이로 깔딱고개를 통해 올랐던 삼불봉이 보인다.



▼ 계룡산에는 돌길이 제법 많다. 그렇지만 한라산에 비하면 새발의 피 ^^



▼ 나무에 매달린 버섯이 여러종류 보인다.




▼ 하산길은 비교적 쉬운 편.

어느새 큰골삼거리에 도착, 상신탐방지원센터까지는 이제 1.8km 남았다.



▼ 내려가는 길에 계곡물의 유혹에 결국 넘어가고 만다.

계곡물은 거의 얼음물 수준. 잠시 발을 담그고 있는데 쥐가 날 지경 ^^




▼ 이곳의 느낌은 뭐랄까, 마눌님 표현에 따르자면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엘프들이 사는 곳'처럼 느껴진다.

비가 오지 않는데도 공기속의 축축함이 청량하게 느껴진다. 이것이 바로 숲의 냄새~



▼ 계룡산의 정기가 강해서 기운을 받으려 사람들이 모여들고, 자연스레 도사도 많다는데 한명도 만나지 못했다.

내가 도사가 되어버리면 그만 ㅎㅎ



▼ 오후가 깊어가면서 기온이 점점 올라가는데, 하늘은 너무나 맑고 그 밑의 산은 너무나 푸르다.



▼ 동네에 들어와 등산길에 지나쳤던 꽃들을 찬찬히 둘러본다.

누가 가꾸었는지 참, 정성이 고맙게 느껴진다.



5월 첫날인데도 벌써부터 날씨가 너무 더웠다.

중간에 물놀이도 하고 쉬엄쉬엄 산행을 하다보니 6시간이나 걸렸다.

다음번에는 조금 일찍 서둘러 동학사나 갑사쪽에서 한번 더 도전을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