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01 (목)
한국의 가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11월 초하루.
서울 성곽길 걷기에 나섭니다.
▼ 서울 성곽길은 한양도성을 둘러싼 4개의 산(북악산,인왕산,남산,낙산)을 따라 지어진 약 18km의 성곽길입니다.
오늘 걸을 코스는 창의문에서 숙정문을 지나 말바위안내소에 이르는 약 2.5km의 길로,
천천히 걸으면 2시간쯤 소요됩니다.
오늘 코스는 청와대 뒤쪽에 위치한 산길로 1968년 1·21 사태 이후 40년 가까이 출입이 제한되다가,
2007년부터 시민에게 개방되었지요. (신분증 지참 필수)
▼ 코스 출발지, 창의문 입구에는 윤동주 문학관이 있습니다.
문학관에는 시인의 작품, 연대 등이 소개되고 있는데, 건물이 작고 초라해보여 마음이 짠합니다.
(내부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 성곽길 걷기 시작 (오전 11시)
▼ 창의문입니다.
이곳 안내소에서 신분증을 확인하고 번호표를 받게됩니다. (말바위 안내소에 반납)
산행중 청와대 방면으로는 촬영이 금지되어 있으니 숙지하시구요.
▼ 완만한 경사의 돌계단길이 시작됩니다.
▼ 경사도가 조금씩 올라갑니다.
▼ 계속 올라갑니다.
▼ 저 멀리 보이는 산 정상까지 계단이 계속됩니다.
이쯤해서 동행한 마눌님의 인상이 살짝 찌푸려지기 시작하네요 ㅎㅎ
▼ 힘은 들지만 경치는 참 좋습니다.
그.러.나. 가을산의 아름다움을 칭찬하는 분위기는 여기까지.
▼ 경사가 급격해집니다. 거의 45도 정도 되는 듯.
이런 길이 쭈~욱 계속됩니다 ㅡ.ㅡ
▼ 제법 쌀쌀한 날씨인데도 벌써 땀이 나네요.
잠시 쉬는 중간에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찔합니다.
이젠 돌아가기 틀렸어 ㅡ.ㅡ
▼ 거의 30분간 돌계단과 씨름하다보니 어느덧 백악마루에 올랐습니다. 만쉐이~
왠지 300미터 암벽등반한 기분이 드네요.
1.6km 남은 숙정문까지는 이제 별로 어려운 코스가 아닙니다.
▼ 백악마루를 지나면 1.21사태 소나무라 불리는 나무를 만나게 됩니다.
1968년 1월 21일 김신조를 비롯한 31명의 북한 124군 부대원이 청와대 습격을 목적으로
침투했다가 청운동부근에서 군경과 교전후 북악산,인왕산으로 도주합니다.
그당시 치열한 전투중, 이 소나무에 15발의 총탄 흔적이 남게되었고,
이후 1.21소나무로 불리게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향토예비군이 창설됩니다. 교련훈련도 함께.
요즘 화해무드에 접어든 남북분위기로 보면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네요.
▼ 백악마루를 지나면 약간의 굴곡이 있지만 길은 대체로 평탄합니다.
▼ 청운대 (해발 293m)도 지나고,
▼ 이제는 내리막길.
▼ 서울 성곽길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멋진 성곽을 따라 걷습니다.
▼ 날씨도 좋고, 단풍도 좋고.
▼ 아직 걸어야할 길이 꽤 남았군요.
▼ 촛대바위라는데 촛대가 보이십니까?
▼ 이부근에 소나무 광장이 있었는데, 청량한 소나무향이 피로를 덜어줍니다.
▼ 숙정문에 도착했습니다.
▼ 이곳에서 성곽길을 계속 걸을 수도 있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 숙정문에서 200m 정도에 말바위 안내소가 나옵니다.
이곳에서 창의문에서 수령한 번호표를 반납하고 하산하기로 합니다. (오후 12시 30분)
▼ 창의문-말바위안내소까지 약 1.5시간이 걸렸습니다. 약간 빨리 걸은 셈이지요.
천천히 걸어 성북동 언덕길을 내려갑니다.
김광섭의 시 '성북동 비둘기' 가 생각나네요.
▼ 성북동 동네가 참 예쁘네요.
▼ 만해 한용운 선생의 심우장이 위치하고.
▼ 지금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포니 벽화도 보입니다.
▼ 마침 점심시간이 되어 출출한데, 눈에 띄는 식당, 서울 왕돈까스 (본점이라네요 ㅎㅎ)
기사식당인지 주변에 주차한 택시들이 많이 보입니다.
▼ 자리에 앉자마자 크림스프, 미역국, 깍두기에 고추까지 제공됩니다.
조합이 참으로 신선하네요 ㅎㅎ
▼ 왕돈까스를 주문해봅니다. 지름이 무려 21cm랍니다.
접시가 너무 커서 테이블에 제대로 올라가지도 않습니다.
맛은 참 좋은데 양이 너무 많아서 결국 1/3 정도 남겼습니다 ㅡ.ㅡ
▼ 배도 부르고 천천히 걷는데, 성북동 진짜 예쁘다라는 말이 또 나옵니다.
▼ 저녁은 왕십리에서 줄서서 먹는다는 곱창집에서.
▼ 소금구이, 양념곱창 반반.
이곳도 양이 엄청 많네요 ^^
▼ 개운한 맛의 물김치, 넉넉한 인심의 부추까지.
▼ 곱창 실컷 먹고 마무리는 볶음밥으로.
배가 터질 것 같습니다.
한국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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