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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20 여행

2020 여주 방문기 1 - 신륵사

by 실콘짱 2020. 10. 15.

코로나 덕분에 대중교통조차 이용하지 않은지 어언 6개월이 넘었다.

작년 겨울부터 여행은 올스톱인 셈인데, '실콘짱은 여행 중'이라는 블로그 제목이 쑥스러울 정도.

하지만 요즘 날씨가 너무나 아깝다.

이렇게 즐길 수 있는 가을이 몇번 남았는지도 모르고.

아직 확진자수가 들쑥날쑥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내려간 것을 기회로

방문객이 적은 주중을 이용하여 조심스럽게 여주 나들이에 나서본다.

 

여주에는 신라때 창건되어 고려시대 나옹선사로 유명해진 신륵사가 있다.

서양에는 가는 곳마다 고풍스러운 성당이 있는 반면,

한국에는 경치 좋은 곳마다 사찰이 자리를 잡고 있다.

 

종교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세뇌된 바, 잠재적 불교신자라고나 할까.

왠지 사찰을 찾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다.

대개 사찰 근처는 산을 끼고 있어 풍경이 좋고, 공기도 청명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내려가서 그런지 주중 오전인데도 고속도로에는 차량이 제법 많이 보인다.

1시간여를 달려 먼저 식사부터 하기로 한다.

집에서 여주로 가는 코스 중간에 쌀밥으로 유명한 이천이 있어, 이천 쌀밥집을 검색해 보았는데,

어찌 그리 하나같이 사용자 후기가 별로인지.

유명해지면서 초심을 잃은 듯한 곳이 대부분이고, 불친절하다는 평이 다수 보인다.

밥 한끼 먹으면서 까다롭게 굴 생각은 없지만 오랜만의 나들이인데 밥 먹다 기분 상하기는 싫어,

아예 신륵사 근처에 사용자 후기가 그나마 괜찮은 식당을 정했다.

 

▼  식당 규모가 생각보다 엄청 컸다. 대규모 관광객 상대로 하는 회관처럼 보인다.

▼  곤드레정식을 주문했는데 웬 반찬이 이리 많이 나오는지.

된장찌개 포함 찬이 20가지나 ㄷㄷㄷ

나물이 조금씩 담겨 있어 오히려 좋았다.

평소 부페는 쳐다보지도 못할 정도로 양이 적은 터라, 리필 없이 싹싹 아주 잘 식사를 마쳤다.

후기를 보니 추가로 제육볶음도 주문하는 것 같던데, 추가 주문을 했으면 큰일 날 뻔.

일단 여주의 첫인상은 좋게 시작한다 ^^

▼  신륵사는 바로 식당 근처였다.

봉미산 신륵사라 씌여진 간판이 방문객을 맞는다.

입장료는 성인 3천원, 코로나용 방문객 서명을 하고 신륵사 경내로 들어서는데,

▼  사찰 입구에서 본채까지 이어진 이런 길이 참 좋다.

지금까지 경험해본 입구길중 최고는 양산 통도사 길.

그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정갈하고 소박한 길이 청명한 날씨와 너무 잘 어울렸다.

▼  사찰 입구에는 각종 차를 파는 찻집이 있어 한잔 마셔도 좋겠다.

▼  신륵사 경내로 들어선다.

▼  이곳도 전국 사찰에서 하는 템플스테이를 하는 듯.

▼  너무 덥지도 쌀쌀하지도 않은 맑은 가을날.

▼  대부분의 사찰이 산속에 자리 잡은 것에 비해 신륵사는 남한강을 끼고 자리한다.

살짝 단풍이 들려고 하는 은행나무와 단풍나무가 천천히 부는 바람에 흔들린다.

▼  '가을이다!'라고 온몸으로 말하는 듯한 코스모스.

▼  드디어 사찰 건물이 나타나고 있다.

▼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한 연못을 메워 세워졌다는 신륵사의 전설답게 '구룡루'가 전면에 위치.

▼  대웅전에 해당하는 극락보전.

▼  수령 600년이 되었다는 향나무 보호수.

▼  경내를 다 둘러보았는데 뭔가 싱겁다.

건물 규모가 작은 것은 그렇다 치고 참으로 단출해 보이는 신륵사.

계단을 따라 좀 더 위로 올라가 보자.

▼  세종 영평사에서 즐겨 보았던 구절초가 한 무더기 반겨준다.

▼  사찰 뒤편에 위치한 보제존자석종 - 보제존자 나옹화상의 사리탑이라 한다.

▼  660년 전 고려말 공민왕사였던 나옹화상이 심었다는 은행나무.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면 장관일 것 같다.

▼  왠지 경내 건물들보다 남한강변에 세워진 정자가 더 멋들어져 보인다.

▼  저 멀리 남한강변에는 황토돛배가 정박해 있고.

 

입장료까지 받는 사찰이라 너무 기대를 했나 보다.

그동안 전국의 사찰들을 방문해봤는데 신륵사는 왠지 그다지 감흥을 주지 못했다. 쩝~

하지만 아직 실망하기는 이르다.

여주 방문의 진면목이 다음번 글타래에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