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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착기/용인살기 2020~

[용인 살기] 분당 율동공원&중앙공원

by 실콘짱 2021. 3. 17.

2021.03.12 (금)

 

봄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지난 금요일, 분당에 다녀왔다.

아직은 먼 거리 여행하기에는 좀 그렇고 해서 동네 주변에 괜찮은 공원, 호수를 찾아다니는데 이번 순서는 분당 율동공원.

 

2000년 중반 일산과 함께 1기 신도시로 지정된 분당.

그 후로 일산과 분당은 완전히 다른 길을 걷게 되고 (단지 강남과의 접근성 때문에 이렇게 차이가 나다니 ㄷㄷㄷ),

분당은 '천당 위의 분당'이라는 찬사까지 받으며 점점 더 살기 좋은 지역으로 발전하게 된다.

개발된 지 20년이 넘어 조금 침체 분위기였다가 요즘은 분당선, 신분당선뿐만 아니라 판교 근처까지 개발되면서 다시 각광받는 지역인데, 얼마나 살기 좋은 동네인지 몸소 체험해 보고자 분당 나들이에 나선다.

개인적으로는 분당 정자역에서 친구를 만난 적은 있지만 분당 내부(?) 구경하기는 처음.

 

▼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 율동공원 근처에 유명하다는 타이 음식점으로 향한다.

▼ 오전 11시가 되기 전에 입장했는데 태국인으로 보이는 종업원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오, 현지 음식 맛 제대로 나겠구먼.

▼ 가게 인테리어도 동남아향이 물씬 풍기고 있다.

▼ 음식 가격이 좀 센 편이다. 푸파풍커리 Half (2만원)와 팟타이(1.5만)를 주문했다. 커리에 밥이 포함되지 않아 별도로 공깃밥을 주문해야 했다. 흠~ 커리 먹는데 밥이 필요한 건 당연한 건데 커리에 밥이 포함되지 않는다니. 점심식사에 3.6만원을 지출하다니 속이 좀 쓰리다 ㄷㄷㄷ 

 

커리는 맛있었다. 튀김과 어울리는 달달한 소스가 맛있는데, 서너 번 떠먹으니 조금은 질리는 맛. 밥 한 공기를 다 먹었는데 두 번째 음식이 나오지 않는다. 기다리기 뭐해서 밥 한 공기를 다시 주문. 커리가 조금 모자라서 목이 메인 상태로 밥을 먹었는데, 여전히 팟타이가 나오지 않는다. 원래 음식점에서 주문을 재촉하는 편이 아니라 잠자코 기다리고만 있는데 직원이 다가와 묻는다 디저트로 커피가 제공되는데 마시겠냐고. 엥? 팟타이는 아직 먹지도 않았는데? 그제야 팟타이 주문 확인을 하니 당황을 하며 배달이 밀려 음식이 늦게 나오는 거라는 변명을 한다.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보다 늦게 온 테이블은 벌써 식사를 다 마친 상태. 아무래도 주문이 들어가지 않은 것 같다. 그제야 부랴부랴 주문을 넣는 모양인데, 순간 기분이 상했다.

 

그냥 죄송하다, 주문에 착오가 있었다, 지금이라도 기다려서 드시겠냐고 솔직하게 말했다면 기다릴 의향이 있었는데 말도 안 되는 변명에 팟타이는 취소하고 만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2명이 와서 커리 반쪽 시켜놓고 밥 2 공기 주문해서 먹은 진상고객으로 비쳤을 거라는 느낌에 기분이 더 씁쓸해졌다. 식당 후기를 읽어보니 대체로 평이 좋긴 한데 몇 번인가 주문에 문제가 있었음이 보인다. 그냥 일진이 사나웠다고 생각하며 식당을 떠난다. 

▼ 식당 근처에 있는 율동공원으로 향한다. 그런데 2.2만원이나 썼는데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했으니 어쩐다. 공원에 있는 매점에서 과자 2천원어치로 남은 시장기를 달래 본다. 어쨌거나 점심값을 세이브하긴 했네 ㅎㅎ

▼ 봄비가 살살 뿌리는 뿌연 날씨, 스산한 바람까지 불어 더욱 춥게 느껴진다.

▼ 율동공원은, 음, 생각보다 별로였다. 아직 봄이 오지 않은 상태라 벌거벗은 나무들은 예상을 했지만 생각보다 공원은 더 황량해 보였다. 산책길은 낡아 보이고. 하긴 율동공원이 1999년에 개원했다니 오래되긴 했네.

▼ 요즘 세종, 광교, 동탄 등지에서 세련된 호수공원을 보고 다녀서 그런지 율동공원 호수는 너무 낡고 추레해 보인다.

▼ 공원 중앙에 턱 버티고 있는 카페, 웬만한 카페보다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며 호수 구경을 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 아하, 이곳에 번지점프대가 있네. 워낙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번지점프대는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

▼ 공원은 꽤 크고 넓다. 작곡가 박태현의 노래비가 있는 조각공원.

▼ 발 지압하는 곳도 있다.

▼ 크기에 비해 뭔가 아쉬웠던 율동공원. 분당에 대한 환상이 조금은 사라지고 있었다.

 

오랜만의 나들이인데 점심식사도 그렇고 율동공원도 그렇고 많이 아쉽다. 오전에 분당에 들어서면서 보았던 중앙공원이 생각난다. 아직 시간도 충분하니 중앙공원에 들려보기로 한다.

 

▼ 중앙공원 주차장은 율동공원처럼 주차장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큰 길가에서 바로 진입하게 되어 있다. 뚝방길에 졸졸 흐르는 시냇물이 봄이 오고 있음을 알려준다.

▼ 공원 안내판이 없어 무작정 도로를 따라 걷는다.

▼ 공원 안에 한산 이씨 종갓집을 복원해 놓은 수내정 가옥이 있다. 관리가 잘 된 듯 아주 깔끔해 보인다.

▼ 율동공원과는 뭔가 느낌이 다르다. 정갈하면서 세련된 느낌.

▼ 야트막한 산길을 따라 산책길도 보이고.

▼ 공원 바로 건너편에 보이는 아파트 단지. 저런 곳에 살면서 매일 공원 산책을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에 아파트 가격이나 알아볼까? 하다가 그만 알아보자 ㅎㅎ

▼ 그럼, 바르게 살아야지.

▼ 우와, 율동공원 호수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아주 예쁜 호수가 보인다. 알고 보니 경주 안압지를 원형으로 해서 만들어진 호수라고, 어쩐지.

▼ 창덕궁 애련정을 본떠 만든 수내정. 촉촉한 봄비 속에 바라보니 더욱 운치가 있다.

▼ 갑자기 경주에 가고 싶어 진다. 날이 풀리면 들려봐야지.

▼ 저 멀리 경복궁 경회루를 본떠 만든 돌마각이 보이고, 잔잔한 호수에는 오리 한쌍이 데이트 중.

▼ 아, 참 좋다는 말밖에는...

▼ 미국 도시에는 공원이 잘 꾸며져 있다. 뉴욕의 센트럴파크, 샌프란시스코의 골든게이트파크 등등. 이곳 분당중앙공원은 그들보다 규모는 작지만 아주 알차고, 정감 있게 꾸며져 있는 것 같다. 왜 분당이 분당인지 알려주는 분당중앙공원. 점심식사부터 찝찝했던 기분이 이곳에 오고 나서 확 풀어지는 느낌이다. 분당에 다시는 오지 않으려 했지만 중앙공원을 보러 다시 한번쯤 와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