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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착기/용인살기 2020~

[용인 살기] 이천 산수유마을

by 실콘짱 2021. 4. 2.

2021.03.29 (월)

 

여기저기에서 벚꽃 소식이 들리는데 우리 동네는 아직 날씨가 쌀쌀하고 벚꽃은 필 생각도 하지 않는다.

벚꽃을 보러 남쪽으로 내려갈까 하다가 이천에 산수유마을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매년 4월경 산수유축제가 열리는 곳인데 올해는 코로나로 행사가 취소되고 주차장까지 폐쇄되었다고.

올해 들어 황사가 가장 심한 날이었지만 오히려 백수에게는 방문객이 적은 최적의 방문일이 되겠다.


▼ 쌀밥으로 유명한 이천으로 가는 일정이라 일부러 점심시간에 맞추어 이천에 도착한다.

오늘의 식당은 이천 대송버섯집, 버섯 육개장으로 유명하다는데...

▼ 메뉴는 달랑 두 가지, 숫총각 버섯탕과 불고기, 손님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매운 정도뿐. 버섯탕 가격을 만원으로 알고 왔는데, 최근에 인상한 듯하다.

▼ 안 매운맛과 덜 매운맛 두 가지 버전으로 버섯탕을 주문해본다. 덜 매운 버전은 보기에는 엄청 매워 보였는데 막상 먹어보니 그 정도는 아니고, 약간 매운맛 라면을 먹는 느낌. 개인적으로는 맑은 국물의 안 매운맛 버섯탕이 훨씬 맛있었다. 반찬은 가짓수가 많지는 않지만 깍두기가 일품. 이천에 방문하게 되면 다시 찾고 싶은 식당으로 등록!

▼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드디어 산수유마을에 도착. 듣던 대로 마을 입구에서부터 차량통행을 통제하고 있었다. 

▼ 간단하게 산수유만 감상하고 갈 수도 있고, 원적산 둘레길을 따라 3-4시간 등산도 할 수 있다.

▼ 산수유마을의 첫인상은 참으로 소박하다는 것. 마음이 편안해진다.

▼ 산수유의 효능이 아주 다양하다.

▼ 마을 입구에서부터 산수유가 반갑게 마중을 해준다. 아, 참 예쁘구나~

▼ 마을 입구 쪽에 산수유 전원마을이라 이름 붙여진 주택단지가 보인다. 주택은 최근에 지어진 듯 모두 깔끔하고 고급스러워 보인다. 잠깐 이런 곳에서 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가 교통이 만만치 않음을 깨닫고 바로 후퇴.

▼ 목련이 탐스럽게 피었다. 눈이 즐겁다.

▼ 자그마한 사찰이 보였는데 조경에 엄청 신경을 쓴 듯.

▼ 조선조 기묘사화 때 낙향한 엄용순이 건립했다는 정자, 육괴정.

▼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역시나 목련나무와 잘 어울리는 한옥 건물이다.

▼ 육괴정 바로 앞에 수령 570년 되는 보호수가 자리 잡고 있다. 정말로 마을을 보호하는 느낌을 팍팍 주는 느티나무.

▼ 등산을 하기는 그렇고 간단하게 '연인의 길'만 걷기로 한다.

▼ 마을 어귀를 벗어나자 자그마한 언덕이 나타나는데 산수유나무가 줄지어 서있다.

▼ 왜 이곳이 '연인의 길'이란 이름이 붙었는지 알 것 같다. 산수유가 만발할 때 산수유 터널 밑으로 손잡고 함께 거닐면 없던 애정도 샘솟을 듯 ㅎㅎ

▼ 이곳이 축제장인지 바람골인지, 명칭이 뭐 중요하랴.

▼ 벚꽃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아름다운 꽃, 산수유.

▼ 그리 많지는 않지만 방문객들이 산수유 뜰에서 담소를 즐기고 있다.

▼ 산수유마을에 산수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 꽃망울이 제대로 열리지는 않았지만 벚꽃들도 열심히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 동산에서 산수유와 벚꽃에 취해있으니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 올해 최악이라는 미세먼지도 이곳에서는 느껴지지 않는다. 올라왔던 길과 다른 곳으로 내려가는데 이쪽 길도 예쁘다.

▼ 10월에야 붉어진다는 산수유 열매가 빨갛게 물들었다.

▼ 조선 중종 때 기묘사화로 낙향한 6선비가 심었다는 '산수유시춘목'. 앞에 제단까지 차려져 있는 것을 보니 매년 제사라도 지내는 모양이다.

▼ 샛노란 개나리도 보이고.

▼ 조만간 화려하게 데뷔할 날을 기다리며 정열을 감추고 있는 벚꽃 봉오리.

▼ 산수유마을에는 식당은 몇 군데 보이는데 카페가 많지 않다. 산수유 구경으로 노곤해진 다리를 쉬어갈 겸 들린 카페, 오로라커피하우스.

▼ 건물 외관은 커 보였는데 실내는 아담하다. 살림집과 겸한 듯.

▼ 수제 드립 커피라 그런지 커피 가격이 만만치 않다. 

▼ 산수유 실컷 구경하고 느긋하게 커피 한잔 하고 있으니 참 좋다. 그나저나 마을에 카페가 별로 없던데 그 많은 상춘객들은 어디서 커피를 마셨을까?

코로나로 외출 자체를 생각 못했던 작년 봄을 생각하니 이렇게나마 꽃구경을 하고 있는 것이 꿈만 같다. 더도 덜도 말고 오늘만 같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