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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제주,울릉도

2014 제주 여행 9일차 - 올레 10코스

by 실콘짱 2014. 9. 11.


2014.05.06 (화)


오늘의 올레길은 10코스.

화순포 금모래해변을 출발하여 산방연대/송악산을 거쳐 모슬포항에 이르는 15.5km (4-5시간, 난이도 중)입니다.

그동안 걸은 6,7,8코스와 함께 서귀포를 중심으로 바다를 끼고 있는 올레길 중의 하나입니다.



벌써 제주에서 9일째이고, 오늘로써 이번여행에서 계획한 올레길을 모두 걷게 됩니다.

약간 시원섭섭한 느낌이 드는군요 ^^

Hyatt 호텔에서 10코스 출발점(화순 금모래해변)까지 가는 교통편이 만만찮습니다.

한참 걸어나가 버스를 두어번 갈아타야하는데, 택시기사분이 화순해변까지 만원정도하니 그냥 택시를 타라고 말씀하십니다.


기사분 말씀을 듣고 택시를 타길 잘한 것 같습니다.

10코스 출발점 앞에 바로 세워주시는군요 ^^



화순 금모래해변입니다.

모래 빛깔이 금빛이라기 보다는 약간 갈색에 가깝더군요.

게다가 한창 공사중이라 일부가 파헤쳐져 있어 멋진 풍경을 기대했던 기대가 약간 무너졌네요.



해변을 벗어나자마자 나타나는 표지판 - 썩은다리, 곶자왈.

지명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ㅎㅎ

그런데 시작부터 계단이 장난이 아니군요.



곶자왈에 오르며 화순 해변을 돌아봅니다.

공사가 끝나면 멋진 해변으로 재탄생하겠지요.



저 멀리 산방산이 보입니다.

오늘 날씨 굿 굿~



발 아래 보이는 바닷물은 너무나 투명합니다.

풍덩 빠져들고 싶은 느낌이 절로 나네요.



곶자왈에서 내려오면 거대한 퇴적암이 기기묘묘한 형태로 펼쳐져 있는 해변이 나옵니다.



퇴적암의 규모가 어마어마해서 앞에 서면 완전히 압도당할 정도입니다.

해변에 길게 펼쳐져 있는 바위들은 여러가지 모양을 보여주고 있어 한참동안 구경을 해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몇몇 바위들은 당장 괴수로 변신해서 덤벼들 것 같은 느낌도 주는군요 ㅎㅎ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자연의 경이로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낍니다.



퇴적암 지대를 지나 해안길을 한참 걷습니다.

이곳의 모래도 화순 금모래해변과 비슷하군요.



끝어 없을 것만 같은 해변이 끝나고 산길이 시작되는데 난데없이 커다란 엔진소리가 나는군요.

알고보니 off road bike를 즐기는 사람들이 내는 소음이었습니다.

군복같은 복장에 바람을 일으키며 달리는데, 먼지가 너무 많이 나고 기름 냄새도 나서 좀 별로더군요 ㅎㅎ



바이크족을 뒤로하고 산길을 계속 걷습니다.

산길 좌측은 절벽인데 앞에는 장대한 해변이 펼쳐져 있습니다.

정말 멋집니다!


걷다보니 어느덧 산방산이 코앞에 다가왔군요.



산방산 둘레길 시작입니다.



용머리해안입니다.

이곳에는 진시황과 연관된 전설이 있는데요.

자신에게 위협이 될만한 인물이 태어날 것을 두려워한 진시황이 부하(호종단)를 시켜 

영웅이 태어날 만한 곳의 지맥을 끊도록 명령합니다.

호종단은 천하를 돌다가 이곳의 지형이 용과 흡사함을 깨닫고 용의 허리를 끊었다 합니다.

조금 황당무계한 전설이죠? ㅎㅎ



이곳에는 일본으로 가다가 난파하여 제주에 머물은 하멜의 전시관이 있습니다.

하멜은 조선에 13년간 머물다 탈출한후 '하멜표류기'를 써서 조선을 세계에 처음으로 알립니다.

그때부터 개방을 했으면 일본이 한국을 침탈하는 일은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역사에 'if'는 없다니까...



용머리해변 뒤쪽에는 산방산이 마치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앞에는 제주에서 흔히 볼수 있는 조랑말 체험장이 있습니다.

조랑말은 정말 자그마합니다. 타기가 민망할 정도.



용머리해변 주위에 약간의 오락시설과 상점이 늘어서 있습니다.



약간 출출해져 가는데 피대기(반건조 오징어)도 아닌 물오징어를 맥반석에 구워서 파는 것 포착!

제법 큰 사이즈의 오징어가 단돈 5,000원!

가게앞에 손님들이 많아서 한참을 기다려 한마리를 접수합니다.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으며 걷다보니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제주를 방문한 곳도 나오고,



멋진 해변길이 시작됩니다.



잘 꾸며진 커피숍은 지친 올레꾼을 유혹하는데, 길을 건너기 싫어서 패쑤 ㅎㅎ



이곳의 모래가 진짜 금모래인 듯.

파~아란 하늘과 푸른 바다있는 해안길은 아무리 걸어도 지루하지가 않습니다.

그늘이 없어서 좀 덥다는게 함정 ^^



이곳이 형제해안로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섬이 형제섬.



뒤를 돌아보니 저 멀리 산방산이 보입니다.



해안가에는 카약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보이는군요.



신석기시대 사람발자국으로 유명한 화석산지(천연기념물 제 464호)입니다.

이곳에서 직립보행 사람 발자국과 (7,000년 - 15,000년 전 추정) 다양한 동물의 발자국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발자국과 화석을 보호하느라 울타리가 쳐져있어 들어가 보지못한 것이 아쉽지만, 

고고학에 귀중한 자료가 제주에 있다고 하니 뿌듯합니다.



이곳에는 유난히 숙박시설이 많더군요.

주변 경치도 너무 아름답고 한달 정도 살아봤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요.

한 곳에 들어가서 알아보니 달방(월세)은 안한답니다 ㅎㅎ



바다에는 물질하는 해녀가 보입니다.

저도 따라 풍덩하고 싶군요.



이곳이 산이물인데 정말 주변 경치가 아름답습니다.



10코스의 중간 정도인 송악산 입구에 도착합니다.

주변에 식당과 상점도 많고, 이곳에서 올레 10코스 인증도 받을 수 있지요.



송악산에 다다릅니다.

이곳에서 체력이 약하신 분은 송악산 둘레길을 과감하게(?) 패쑤하고 10코스를 단축 하실 수 있는데요,

가능하면 송악산 둘레길을 따라가 보시길 권합니다. 강추!!!

날씨가 좋으면 송악산 전망대에서 마라도와 가파도도 보인답니다.



송악산에 들어서니 평화로이 풀을 뜯는 말이 맞아줍니다.

송악산 분화구까지 가는 길이 있었지만 과감하게(?) 포기하고 둘레길만 따라 걷기로 합니다.



송악산 둘레길을 걷는 동안 참 행복했습니다.

날씨는 더웠지만 해안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힘든줄을 전혀 몰랐지요.

그동안 걸었던 올레길(6,7,8,10코스) 중에서 최고의 코스가 아닐까합니다.



송악산 둘레길의 길이는 약 2.8km.

천천히 걸으면 1시간-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데, 지금 중간쯤 왔군요.

송악산에서 사진을 엄청 찍었는데 너무 많아서 다 올리지 못함이 아쉽습니다 ^^



2차대전 말기 일제의 발악을 보여주는 증거물 - '셋알오름 일제 고사포진지'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저렇게 흉물스러운 구조물을 파 놓았다니요.

아직까지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사과하지 않는 그들의 뇌구조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송악산의 경치와 아쉬운 작별을 하고 이름모를 풀/열매로 가득찬 초원으로 나갑니다.



제주에는 아픈 역사가 많습니다.

4.3항쟁.

2003년 노무현 대통령때 공식적으로 4.3항쟁 사망자들과 유족들에게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지요.


섯알오름 위령탑.

제주의 가장 아름다운 곳에서 가장 아픈 한국 현대사의 상처를 만납니다.


일제에 충성했던 경찰들이 군정경찰로 변신, 선량한 도민을 빨갱이로 몰아 집단 학살했던 그 현장입니다.

이렇게 아픈 추억을 가진 제주이건만 울릉도처럼 끊임없이 여당을 향한 짝사랑에 목을 매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지요.

자신들의 아버지/어머니를 빨갱이로 몰아 죽였던 친일파들의 후손을 도지사로 국회의원으로 뽑고 있으니...

아무리 보상을 받고 위령비만 세우면 뭐합니까. 에혀~



끝없는 밭두렁과 산길을 지나니 해변이 나옵니다.

올레길 표지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조심 따라가야 합니다.



이곳이 하모에서 모슬포로 가는 길.

10코스 거의 종점에 온 것 같습니다.



중간에 오징어를 먹어서 그런지 배가 고프지 않아 점심이 많이 늦어졌습니다.

이곳을 지나는 도로명이 최남단 해안길이니 최남단 횟집으로 들어가봅니다.

지난번 정방폭포에서 고등어조림에 대한 추억이 별로여서 이번에는 갈치구이를(30,000원) 주문해봅니다.

막걸리와(3,000원) 공기밥(2,000원) 추가.

가짓수는 많지 않지만 깔끔한 반찬들과 큼지막한 갈치가 네조각 나옵니다.

갈치가 너무 크고 두꺼운 것이 아무래도 제주산 은갈치는 아닌 듯 합니다요 ^^

아무튼 후식으로 팥빙수도 주고 나름 괜찮은 점심이었습니다.



이로써 이번 제주여행 목표였던 올레 4코스와(6,7,8,10) 한라산 산행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제주여행 마지막 날인 내일은 성산 일출봉으로 가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