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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청산도 여행

by 실콘짱 2015. 5. 4.

2015.05.02 (토)


대전에 사는 장점중의 하나가 전국 어느 곳이나 당일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제주도 제외)

그동안 대전 근교의 산과 공원을 다니다가 여행범위를 넓혀보고자 산악회에 가입을 했다.

놀랍게도 대전에는 크고 작은 산악회가 200여개가 넘는다. 

그중 회원수가 5,000명이 넘는 산악회만해도 10여개 정도.

유난히 대전에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규모가 제일 큰 ㅊ산악회에 가입을 했는데 마침 5월 연휴를 맞아 전국 방방곡곡으로 여행스케줄이 짜여있다.

여행지중에 서편제가 촬영되었다는 '청산도'행을 신청해본다.

신청을 조금 늦게하는 바람에 대기명단에 올려졌다가 산악회에서 차량을 증편해준 덕분에 막차로 여행에 합류하게 되었다.

비용은 아침/점심 식사 + 버스/배편 포함 일인당 45,000원.


완도군에 속해있는 청산도로 가려면 일단 해남을 거쳐 완도에 도착, 완도여객선 터미널에서 배편으로 50분이 걸린다.

대전에서 완도까지 5시간여가 걸리므로 오늘의 일정은 왕복 12시간에다 청산도에서 4시간까지, 강행군이 될 듯 싶다.

어제 가볍게 생각했던 계룡산행이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는데 이틀 연속 걷는 것이 조금 부담스럽긴하지만,

작년 이맘때 제주 올레길과 한라산을 5일 연속으로 돌파한 적도 있는데 이쯤이야하는 생각으로 출발한다~


▼ 대전청사역에서 4:40분 출발.

출발시각을 맞추느라 3:30분 기상을 했더니 너무나 피곤하다.


▼ 보통 당일여행에는 점심만 제공이 되는데 이번 여행은 너무 일찍 출발하는 관계로 아침이 제공된다.

김밥 두줄이 나오는데 속의 내용물은 집에서 만든 것보다 빈약한데 왜 이렇게 맛이 좋은지 모르겠다.

그 비법이 궁금하다 ^^



▼ 5시간만에 완도여객선터미널에 도착.

터미널은 청산도 및 여러 섬들로 향하는 여행객들로 아침부터 분주하다.



▼ 청산도행 여객선은 사람뿐만 아니라 (380명), 차량도 탑승이 가능하다 (36대).

배 앞부분이 열려있어 차량이송이 편리하다.

세월호 사건이후로 배편을 구입하려면 신분증이 꼭 필요한데, 막상 승선시에는 신분증검사가 대충인 듯 싶다.

여행객이 너무 많으니 촉박한 승선시간을 맞추기위해 어쩔 수 없는 듯한데, 사고가 날 경우 어찌될지.



▼ 배안에는 마루식으로 신발을 벗고 들어가게 되어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움직일 수조차 없다.

완도에서 청산도까지는 50분정도 걸리는데, 배안에 있다가 답답해서 바깥으로 나와본다.



▼ 청산도에 거의 도착.



▼ 5월 연휴를 맞아 엄청난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배가 항구에 닫기도 전에 하선준비를 하는 사람들로 복잡하다.

단체로 온 여행객들이 많은 듯, 자신이 속한 산악회 깃발을 따라다니기도 벅차다.



▼ 청산도 도청항에 도착.

청산도내 모든 상권이 모여있는 곳으로 각종 상점,식당,민박집이 즐비하다.





▼ 2007년 12월 1일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지정된 청산도는 푸른 바다, 푸른 산, 구들장 논, 돌담길, 슬로길 등 

느림의 풍경이 가득한 곳이다. 영화 '서편제'와 드라마 '봄의 왈츠'가 촬영되었다.



▼ 슬로시티 청산도의 상징물 달팽이로 만들어진 화장실.



▼ 청산도에서 주어진 시간은 4.5시간 정도.

산악회에서 추천한 관광코스가 있지만, 돌아가는 배편 시간에만 맞춘다면 각자 개별적으로 돌아다녀도 상관이 없다.

일단 가장 유명한 '서편제' 촬영지로 향한다.



▼ 왼쪽에는 산자락을 오른쪽에는 해안선을 끼고 야트막한 언덕을 오른다.

저 멀리 도청항을 중심으로 내항 풍경이 아름답다.

전날까지 비가 온다는 예보때문에 걱정했지만 다행스럽게도 하늘은 너무나 맑고 푸르다.



▼ 워낙에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인지 이곳 저곳에 펜션과 카페가 많다.

한옥펜션도 있고 힐링하우스라 지어진 예쁜 집도 있고.

청산도를 제대로 느껴보려면 이런 곳에서 숙박을 하며 며칠간 머물러도 좋겠다.



▼ 슬로시티 청산도.



▼ 제주도와 가까워서 그런지 이국적인 모습의 나무도 눈에 띈다.

저 멀리 바다에 드문드문 보이는 것은 김양식을 하는 곳인 듯.



▼ 5월 연휴답게 관광객이 무척 많다. 

육지에서 직접 공수해 온 바이크를 타고 다니는 자전거족도 보이고.



▼ 서편제 촬영지 도착.

송화(오정해)가 아버지,동생과 행복하게 살며 창을 배우던 곳이다.



▼ 저 들길 사이로 송화가 춤을 추듯 너풀너풀 걸어가며 '진도 아리랑'을 부르던 모습이 떠오른다.



▼ 돌담길 너머에는 유채꽃이 가득하고.

사실 유채꽃시기가 조금 지나 만발한 유채꽃을 보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



▼ 청산도에는 '슬로길'이란 둘레길이 있는데, 원래 주민들이 걷던 산책길로써, 

아름다운 경치에 취해 절로 걸음이 느려진다하여 '슬로길'이라 이름하였다.

현재 총 길이 42.195km, 11구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도청항부터 서편제길을 따라 화랑포공원까지 해안선을 따라 걷는 1코스(5.71km, 1.5시간)를 따라간다.



▼ '봄의 왈츠' 촬영지.

'가을 동화', '겨울 연가'는 보았지만 나머지 두시리즈는(봄,여름) 보지 못했다.



▼ 1코스를 따라 화랑포공원까지 천천히 걷는다. 

이곳은 청산도, '슬로길'이니 바쁠 것이 없다.



▼ 오른쪽 해안풍경은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가 않고.



▼ 1코스에서 아쉬웠던 점은 도로가 포장이 되어 있었단 점.

흙이나 돌길을 걸어보고 싶었는데.




▼ 화랑포 갯돌밭.

파란 잔디로 꾸며진 작은 규모의 정원이 나타난다. 



▼ 마침 점심시간이 되어 도시락을 꺼낸다.

산악회에서 제공하는 찰밥. 

반찬은 개인 지참이라 김밥재료 남은 것, 고추, 깍두기, 멸치 볶음으로 준비.

목이 막힐까봐 더운물을 준비해서 일본 된장 스프와 함께 먹는다.

날씨 좋고, 공원 아름답고, 하늘은 푸르고, 도시락도 맛난다 ^^



▼ 1코스를 계속하려면 화랑포공원까지 해안길을 따라가야하지만, 날씨도 덥고 어제 너무 무리한 터라 코스를 변경한다.

일단 나무계단을 따라 해안으로 내려가본다.

해안에는 모래는 없고 단단한 자갈들로 가득하다.

어쩐지 철 지난 바닷가를 보는 느낌.




▼ 1코스 중간에서 2코스 연애바위로 접어든다.

청산도 사람들이 '연애바탕길'로 부르는 사랑길.

해안절벽길로 약간 험한 코스이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걸으면 즐거움이 배가된다 한다.




▼ 사랑길 이름처럼 가드레일에 사랑의 사연을 담은 하트표시가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왜 사람들은 사랑한다는 표식을 남기고 싶어할까? 영원한 사랑을 믿고 싶어서?



▼ 해안절벽길답게 밑으로 펼쳐지는 해안풍경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경고: 사랑길에 취하다보면 배시간을 놓칠 수 있다는 ^^



▼ 당리재 삼거리에서 시간이 남아 바닷가 읍리앞개로 향한다.

이길이 참 좋았다. 

좌우로 억새풀밭이 나오고, 이어서 사람 한명이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은 길이 바닷가로 이어진다.

지게를 지고서 이 길을 수없이 오르내렸을 청산도 주민의 모습이 그려진다.




▼ 읍리앞개 해변 풍경.



▼ 이곳에서 약간 해맸다.

배시간이 1시간이 채 남지 않았는데 항구로 돌아가는 길을 모르겠다.

슬로길 표지판이 있지만 별로 도움이 되지 않고. (자세하게 어디에서 꺽으라는 표지가 없다 ㅜㅜ)

할수없이 마을 주민에게 물어서 서편제 촬영지로 돌아가는 길을 알아냈다.



▼ 알고보니 바로 고개 하나만 넘으면 연결되는 길. 허허허~

다시 마음의 여유가 생겨 천천히 걷는다. 이곳은 '슬로길'이니까.



▼ 언덕에 서니 유채꽃이 활짝 폈다. 

저 멀리 도청항 주변이 보이고.



▼ 항구로 내려가는 길.

올때는 볼 수가 없었던 바위 뒤편에 '안녕히 가십시오'가 새겨져있다.



▼ 살다보니 정말로 '시간'이 제일 값진 것을 알게된다.



▼ 항구에 도착. 

시간이 조금 남아 주변을 둘러보는데 섬답게 싱싱한 해물이 지천이다.

점심과 이것저것 간식을 계속 집어먹어서 눈만 요기를 하기로...



▼ 청산도를 떠난다. 

좋은 봄날에 '슬로길'을 걸으며 힐링을 맛보았다. 

고맙다.



▼ 45,000원 회비로 편하게 이동시켜주며 아침/점심까지 주더니, 완도터미널 주차장에서 뒷풀이까지 시켜준다.

우리나라 산악회 최고!!!




2일간 연이은 산행으로 몸은 피곤하지만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아름다운 청산도가 널리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슬로길이 훼손되지 않고 남아있길 바라는 마음도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