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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착기/대전살기 2014~

LCHF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 - 한달간의 기록

by 실콘짱 2017. 2. 6.

정기적으로 건강검진도 받고, 매일 꾸준히 하는 운동 (웨이트 30-40분, 빠르게 걷기 30-40분) 덕분인지

특별히 건강상에 문제는 없지만, 약간의 과체중과 두툼한 허리살이 신경이 쓰인다.

여러가지 방법을 써봤지만 나이가 먹다보니 예전에 비해 체중조절이 쉽지가 않다.


평소 고기/생선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그야말로 탄수화물 중독이라 할만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국수돌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각종 면류, 분식, 달달한 디저트 등에 탐닉)
MBC에서 방영한 '지방의 누명'을 시청하고나서 깨닫는 바가 있었다.
탄수화물을 줄이는 것이 체중도 줄이고 건강하게 사는 방법이라는 것을.


이렇게해서 시작한 LCHF 한달간의 기록을 남겨본다.

프로젝트를 수행하듯 먼저 LCHF에 대한 충분한 정보 수집, 그리고 필요한 식품들 구입 (버터,치즈,코코넛오일,...),

건강검진/인바디 수치를 체크한 후에 시작을 한다.

그래야 한달후에 LCHF가 어떻게 내몸에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 알 수가 있으니까.


목표는 한달동안 체중 4kg 감량, 허리둘레 2.6인치 줄이기. 체지방률 낮추기 (정상범위내로)

다행스럽게 재택근무중(?)이라 엄격한 식단조절이 가능하다.

약간 목표가 과한 듯 하지만 예전에 앳킨스 다이어트로 비슷한 결과를 얻은 경험이 있어서 희망을 갖고 도전!


1) LCHF 기간내 식사 패턴

- LCHF에도 여러단계가 있는데 그중 가장 독한 3단계(야채외의 탄수화물 섭취 금지)를 택하기로 한다.

평소의 식습관으로 보아 이런 식단은 오래하기 힘들지만, 빨리 체중을 줄이고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그러다보니 칼로리 계산하기도 쉽고 재료구입/요리가 간편한 식단을 꾸미게 되었는데...


 아침식사

 커클랜드 베이컨 슬라이스 2, 방울토마토 2, 버터커피

 점심식사

 돼지목살/삼겹살/훈제오리 150g, 상추/깻잎/파무침/김치 약간

 저녁식사

 생선(150g), 미역국/시래기국(80g), 브로콜리/버섯/피망/김치 약간

 간식

 거의 먹지 않지만 가끔 피칸(20g), 코코넛 오일(15g), 카카오닙스(10g), 커피

 외식

 2회 - 도가니탕, 뼈다귀 해장국 (공기밥 제외)

 평균 섭취 영양소

 탄수화물(10%),단백질(20%),지방(70%)

 평균 섭취 칼로리 1500kcal/일

* LCHF 이전에는 탄수화물 80% 이상, 2500kcal/일 이상의 칼로리 섭취


2) 체중 변화

- 예전 앳킨스 다이어트할 때에 비해 체중이 더디게 빠지는 느낌이다.

섭취 칼로리는 훨씬 적은데...

 1주차

 1/16

1/17 

1/18 

 1/19

1/20 

1/21 

1/22 

 증감

 70.4

 70.4

 69.4

69.7 

70.4 

69.3 

69.3 

 -1.1kg

 2주차

 1/23

1/24 

1/25 

1/26 

1/27 

1/28 

1/29 

 

 69.4

 69.4

69.3 

 68.4

 69.2

 68.8

69.5 

+0.2kg

 3주차

 1/30

1/31 

2/1 

2/2 

2/3 

2/4 

2/5 

 

 68.8

68.6 

68.3 

68.5 

 68.7

 68.4

68.5 

-1.0kg 

 4주차

 2/6

2/7 

2/8 

2/9 

2/10 

2/11 

2/12 

 

 67.7

 67.8

 67.7

68.0 

6.9 

68.0 

67.7 

 -0.8kg

 5주차

 2/13

2/14 

2/15 

2/16 

2/17 

2/18 

2/19 

 

 67.2

 67.0

 

 

 

 

 

-0.7kg 

 결과

       

 -3.4kg



3) 관찰 및 분석

1주차 - 점심에는 고기류(목살,삼겹살,소고기), 그리고 저녁에는 생선을 먹기로 한다. 

평소 즐기지 않던 고기/생선이지만 상추,깻잎과 함께 먹으니 그런대로 먹을만하다.

지방량을 보충하기 위해 코코넛오일로 만든 수제초콜렛도 함께 먹어주고, 아침에는 버터커피도 잊지 않는다.

정확한 칼로리 계산을 위해 전자식 저울까지 주문 ㅎㅎ

일평균 1660kcal 섭취, 첫주 1.1kg 감량, 출발이 좋다.


2주차 - 아침/저녁으로 고기와 생선을 먹게되니 단백질 섭취량이 너무 늘어난다. 포만감도 너무 심하고.

하루에 고기 혹은 생선 한번만 섭취하기로 한다.

어쩌다보니 간헐적 단식 포함 일일 섭취 칼로리가 1370kcal대. 거의 기아수준.

하지만 체중변화가 거의 없다. 오히려 0.2kg 증가. ㅠㅠ

혹시 기초대사량이 줄어들어 요요현상이 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3주차 - 체중은 천천히 조금씩 빠지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계단식으로 빠지는 경향을 보인다.

어느날 갑자기 1kg 정도가 빠지고 그 체중이 일주일 내내 유지되는 식으로.

3주차가 되니 각종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 탄수화물에 대한 욕망은 거의 없지만 항상 허기를 느낀다. 그럴 때는 물로 열심히 배를 채운다.

- 운동능력이 저하된다더니 웨이트할때 힘이 딸려 무게를 5kg 정도 줄였다 ㅜㅜ

- 식사후에는 항상 졸음이 쏟아진다.

- 밤에는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매번 잡다한 꿈을 꾸다 새벽이면 깬다.

- 여기에 변비는 덤. 야채를 더 먹어야하나...

1kg 또 감량하긴 했지만 기대에 못 미친다.

LCHF가 아니라 기아에 의한(1500kcal 섭취) 감량인 듯한 느낌.

더 빠져야하는 것 아닌가???


4주차 - 제일 견디기 힘든 한주였다.

무기력증이 심해졌다. 이제는 식사만 하면 꼬박꼬박 조는 닭처럼 변해버린 듯.

거울을 보니 볼살이 쏙 들어갔다. 팔/다리 근육도 좀 빠진 듯 하고. 

배가 들어가야 하는데 어찌 근육이.

아직 LCHF가 끝나지않아 인바디체크를 미루고 있는데 근육이 빠졌으면 큰일이다 ㅜㅜ

일 평균 1500kcal 섭취, 체중은 0.8kg 감소...


5주차 - 까마득해 보이던 마지막주가 다가왔다.

체중감량 욕심에 식단과 칼로리를 너무 무리하게 정했나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런대로 한달을 잘 버텨낸 것 같다.

인바디와 혈액검사를 앞두고 마지막 체중 체크 - 3.4kg 감량, Yay~

이제 인바디와 건강검진 수치가 잘 나오기를 바랄뿐.



4) 인바디/건강검진 수치 변화

 인바디 수치

건강검진 수치 

 항목

 LCHF 전후

 증감

 항목

  LCHF 전후

 증감

 체중

 70.4 --> 67.0 kg

 -3.4 kg

 공복혈당

100--> 79

-21 

허리둘레 

 36.6 --> 36.6 인치

 총콜레스테롤

183--> 262

+79 

 근육

33  --> 30.5 kg

-2.5 kg 

 HDL

 53--> 73

+20

 체지방

 12.2 --> 12.9 kg

+0.7 kg 

 LDL

 103--> 144

+41 

 BMI

 24.8 --> 23.8

-1.0 

 중성지방

 94--> 105

+11 

 체지방률

 17.2 --> 19.3

+2.1 

 AST

 25--> 34

+9 

 복부지방률

 0.79 --> 0.81

+0.02 

 ALT

 19--> 21

+2 

 기초대사량

 1634 --> 1540

-94 

 감마 GTP

 11--> 7

-4 

 신체발달점수

83 --> 78 

-5 

 혈액질소(BUN)

 15.6--> 18

+2.4 


인바디 체크시 우려하던 결과가 나타났다.

- 체중은 3.4 kg이 빠졌지만 상당부분 근육에서 빠진 것.

- 게다가 체지방이 늘어났으니, 체지방률까지 +2.1 상승.

- 제일 안 좋은 것은 기초대사량이 거의 100 이나 줄어버림.

- 신체발달점수까지 -5 하강.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혈액검사를 하러 간다.

역시나 결과는 별로 좋지않다.

- 총 콜레스테롤 79증가, LDL이 크게 늘기는 했지만(+41), HDL(+20)과 중성지방(+11)이 함께 늘어남.

- 정상범위내라고는 하지만 간기능 검사지표가 (AST, ALT, BUN) 상승함.

- 공복혈당이 크게 떨어진 것은 고무할만 하지만, LCHF 직전까지 디저트를 흡입하던 것을 생각하면 

별로 기뻐할 일은 아니다. 평소혈당은 90정도 유지했으니 11정도 떨어진 것으로 보면 되겠다.


굳이 해석을 해보자면:

극심한 탄수화물 제한(일일 30g 이하)과 저칼로리 섭취로 인한 "근육갉아먹기"가 진행된 듯 하다.

저울을 사용해서 그램단위까지 각종 영양소를 잘 배분해서 식단을 구성했다고 생각했는데 (탄단지=1;2;7),

참으로 믿기 힘든 결과가 나왔다. 운동을 거른 것도 아닌데.

설날에 떡국도 먹지않고, 베이컨/삼겹살 굽고 남은 기름까지 싹싹 햟아 먹을 정도로 정성을 기울였는데...

그동안 섭취한 지방은 소비되지 않고 왜 몸에만 축적이 된건지,헛웃음이 나온다 ㅎㅎ


믿음을 가지고 준비까지 철저히해서 진행한 LCHF가 오히려 안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가져와 버렸다.

근육과 기초대사량을 다시 예전으로 되돌리려면 얼마나 많은 운동량이 필요할까.

빠진 듯 보이는 체중도 근육을 되찾게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올 것이고.

오히려 낮아진 기초대사량때문에 앞으로의 식단도 문제가 될 것 같다.

잘못하면 요요현상이 올 수도 있으니까.


5) 결론

식성에 맞지도 않는 지방/단백질을 챙겨먹으며 내장지방을 빼보려다 오히려 근육만 손실이 되어버렸다.

LCHF는 충분히 좋은 프로그램인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나와는 맞지 않는 것 같다.

인바디 체크를 해주던 트레이너도, 혈액검사를 분석해 주시던 의사 선생님도 이전이 훨씬 좋다고 말씀하신다.


한달만에 점심으로 도가니탕을 먹으러 갔다.

하얀 쌀밥 반공기를 국물에 말고 깍두기를 얹어 한술 입에 넣는데 왜 그리 행복하던지.

"그래, 체중이 뭐라고 이 고생을 하는가, 얼마나 오래 살겠다고"하는 생각이 든다.


LCHF가 백해무익한 것만은 아니었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그동안 편중되었던 식습관(탄수화물 중독)을 바로잡고,

나쁜 탄수화물을 멀리하자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은 플러스.

앞으로는 먹고싶은 것을 먹고 운동도 하면서 예전처럼 즐겁게 살고싶다.


- 너무 체중이나 허리둘레에 집착하지 말기.

- 밀가루, 설탕, 흰쌀밥 피하기.

가끔 간헐적 단식을 병행해 가면서 매일 적정 칼로리 섭취.

- 꾸준한 운동.

- 무엇보다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LCHF 다이어트 하시는 모든 분들께 행운과 건강이 함께 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