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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착기/용인살기 2020~

[용인 살기] 카페 순례기 - 카페신기로

by 실콘짱 2020. 8. 24.

1.

중,고등학교 시절을 함께 한 친구3명과 대학시절에도 자주 어울렸었다.

만나면 주로 하는 일이라고는 당구치기, 술마시기 정도였는데, 서로 다른 대학에 진학했지만

다들 사는 곳이 신촌 근처여서 항상 신촌 연대앞 골목에 있는 복지다방에서 만나곤했다.

 

아직 삐삐나 핸드폰이 있던 시절이 아니었고, 

종로에 있는 종로서적앞처럼 사람들이 만나기 편한 장소가 없어 정한 '복지다방'

그때는 '카페'가 아니고 '다방'이었지만 전혀 촌스러움을 느끼지는 못했다.

나름 세련된 실내장식에 커피가격도 적당해서 항상 사람들로 북적였다. 

 

커피맛을 알지는 못했지만 대학생이 되어 무언가 성인이 마시는 음료를 접한다는 생각에

적당히 길어진 머리칼을 쓸어넘기며 쓰디쓴 커피를 삼키곤했다.

물론 지금처럼 '블랙커피'가 아니라, 프림과 설탕을 넣는 '다방커피'였고.

참고로, 연대앞 '복지다방'은 21세기가 되기전에 사라진 것 같다 ㅜ.ㅜ

 

2.

미국 직장시절 아침에 출근하면 자연스럽게 커피부터 내리곤했다.

탕비실에는 하루종일 커피가 준비되어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커피가 너무 진하게 내려져있어

내 입맛에 맞도록 새로 커피를 내려야했다.

 

하루종일 머리를 쓰는 일을 하려니 커피맛을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마시게되었는데.

너무 진한 커피는 맛도 그렇고 위에도 부담이 되어, 무조건 순하게 타서 마시곤했다.

거의 하루에 5-6잔씩 숭늉마시듯 커피를 마셨다.

 

3.

아직도 커피맛을 제대로 안다고 하기는 어렵다.

어렴풋하게 쓴맛, 신맛, 약간 단맛이 나는 커피가 있구나하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

카페에 가는 것을 그다지 즐기지도 않는다.

사람을 만나기위한 장소 정도로만 이용하고 있는데,

커피를 유난히 사랑하는 P2 덕분에(사실 커피 자체보다는 예쁜 카페 찾아다니는 재미를 더 즐기는 듯한)

여기저기 카페에 자주 들리게 되었고.

 

4.

코로나로 여행길이 막히고, 괜시리 삼식이 생활이 눈치가 보이는 요즘. 

여행대신 카페순례에 나서보면 어떨까하는 기특한 생각이 들었다. (살아남기위한 생존본능이랄까)

워낙 프렌차이즈카페는 보이콧할 정도이고(특히 별다방), 작고 이름모를 카페를 선호하는 편.

다행스럽게도 경기도 용인에서도 제법 구석에 위치한 처인구에는 괜찮은 카페가 많았다.

 

하지만 무작정 카페나들이에 나서기에는 요즘 분위기가 좀 그렇다.

코로나로 다들 조심스러운데다, 파주 별다방에서 단체로 환자가 발생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그래서 카페를 다니긴 하되, 원칙을 세워 다니기로 한다.

- 일주일에 한번, 평일에만 다닐 것.

- 오후 3시 이후에 방문할 것 .(이때가 가장 한가할 때인 듯)

- 실내에 사람이 많아보일 경우 과감히 포기할 것.

 

▼  3층짜리 단독건물을 사용중인 카페신기로.

집에서 그다지 멀지않고 팥빙수가 아주 맛있는 집이란다.

▼  아담하면서 깔끔한 카운터.

▼  마침 팥빙수가 세일중이어서 숨도 쉬지않고 주문.

나중에 뚱카롱도 먹어봐야겠다.

▼  넓직한 1층에는 손님이 1팀.

▼  계단을 올라,

▼  옥상부터 방문.

주위가 온통 초록색으로 싸여있어 눈이 시원하다.

▼  카바나같은 시설도 보이는데 코로나때문에 폐쇄한 듯.

▼  경치가 너무 좋았지만 더운 날씨때문에 아래층으로 철수.

▼  2층입구에는 맛사지실이 있다.

사람이 맛사지를 해주는 것은 아니고 기계를 사용하는데, 시간당으로 받는 듯.

▼  역시나 2층은 텅텅 비어있다. 야호!

여기저기 다니며 맘껏 사진을 찍는다 ㅎㅎ

▼  오래된 피아노가 보이는데 안타깝게도 사용할 수는 없는 듯.

▼  다른 카페와는 달리 편안해보이는 쇼파가 꽤 많다. 책들도 많고.

▼  2층에서 제일 명당자리 (바깥 경치가 보이는) 찜.

▼  팥빙수가 왔다!

한눈에 보기에도 엄청나 보이는 양.

다 먹을 수 있을까하는 걱정을 했지만 왠걸, 더 먹었으면하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맛있다.

▼  팥빙수를 즐기고난후, 책을 골라 독서삼매경에 빠진다.

코로나 덕분에 도서실에 다니지 못한 한을 풀고 있다.

 

팥빙수도 맛나고, 분위기도 좋고, 집에서도 가깝고.

앞으로 자주 들리게될 것 같은 카페.

다음번 카페는 어떤 모습일지, 커피맛은 어떨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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