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23 (목)
지난 10월 남산 하얏호텔에 다녀온 후 서울에 대한 그리움(?)이 생겼나 보다. 2020년 2월에 용인으로 이사한 후 2년만의 첫 서울 방문이었는데, 그때의 기억이 너무나 좋았다. 명동 신세계백화점 크리스마스 장식을 유튜브에서 접하고,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 서울 나들이를 계획해본다. 오미크론 변이가 시작된 코로나는 여전히 무섭긴 하지만 2년 동안 지내다 보니 외출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씩 둔화된 모양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MDGxhJVY5HE (신세계백화점 크리스마스 장식)
정말 멋지지 아니한가!
▼ 저녁에는 오랜만에 술을 한잔할 계획이라 점심식사는 간단하게(?) 하기로. 서초역에 있는 햄버거가게에 들렸는데.
▼ 간단하게(?) 먹는 음식이 아니다. 수제버거답게 가격이 ㅎㄷㄷ
▼ 이집의 시그니처 메뉴인 번패티번버거와 닭가슴살 치킨버거 세트, 그리고 바닐라쉐이크를 주문했더니 2.6만원이 나왔다. 고급 설렁탕이나 갈비탕을 먹을 가격. 아, 오늘은 서울여행 왔다고 생각하고 돈 좀 쓰기로 했지... 맛은 아주 훌륭했다. 양이 작아서 그렇지. 아무튼 기분 좋게 서울 나들이 시작.
▼ 서초구에 서리풀 공원이 있다고해서 천천히 찾아간다. 서초 검찰청 앞에서 촛불집회를 한 기억이 나는데, 그게 벌써 2년 전이네.
▼ 추웠던 겨울에 저 거리 한쪽을 차지하고 서로 나누던 촛불이 떠오른다.
▼ 서초대로에서 고속터미널쪽으로 향하는 길 한편에 공원으로 올라가는 다리가 나타난다.
▼ 이름은 그럴듯한 몽마르뜨 언덕. 알고 보니 근처 서래마을에 프랑스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헐~
▼ 공원 자체는 그리 볼 것이 없다. 월츠를 추는 프랑스 커플의 동상과 프랑스 출신 화가들의 (고호, 고갱, 피카소) 조각상이 있는 것이 그나마 몽마르뜨라는 이름의 구색을 맞춘다고 할까.
▼ 그중 피카소의 어록이 마음을 때린다. '안 하고 죽어도 좋을 일만 내일로 미뤄라'
▼ 비싼 동네에 있다는 것 외에 별 감흥이 없었던 몽마르뜨 공원. 약간의 등산이 필요한 접근성도 그렇고, 울 동네 공원이 훨씬 낫다는 난데없는 자부심이 생겼던 하루 ^^
▼ 이제는 서리풀공원 차례. 몽마르뜨 공원에서 다리를 건너야 한다.
▼ 아, 또 이름에 속은 것 같다. 서리풀공원이라 해서 녹지를 예상했는데, 그냥 평범한 동네 산길. 겨울이라 휑한 나무도 그렇고. 오랜만에 서초에 방문했다는 느낌 정도만 간직하기로.
▼ 가벼운 공원 산책이 끝나고, 근처 카페에서 시간을 때우다 종로3가에 있는 가향으로 향한다. 얼마 전 친구들과 술 한잔 하다 우연히 들린 곳인데, 음식이 너무 맛있어 P2와 함께 와보고 싶어 들려본다. 그런데 가격대가 ㄷㄷㄷ, 술기운에 가격을 확인 못했었나 보다. 오늘은 돈 좀 쓰기로 했으니까 뭐.
▼ 오후 5시에 가게를 오픈하자마자 우리가 첫 손님. 지난번의 기억으로 안키모폰즈스케(아구간 요리), 감자고로케, 그리고 오랜만에 따끈한 정종을 맛보기로 한다. 한국 정종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데 이 집 진.짜. 요리 잘한다. 대체 아구간에 무슨 짓(?)을 한 건지. 얇게 저민 오이에 산초를 뿌려 나온 아구간이 이리 맛있을 줄이야. 코로케도 살살 녹는다. P2도 무척 만족한 표정. 가격을 보고 약간 걱정하기는 했지만. 다음 방문에는 주인장 추전인 가오리찜을 먹어보기로.
▼ 어둑해진 명동거리를 걷는다. 인파를 따라 자연스럽게 찾아온 명동성당. 이곳에 와본지 얼마만인가.
▼ 크리스마스이브를 피했다고는 하지만 명동에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예쁘게 장식한 크리스마스 조형물들과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만원.
▼ 대학생 때 여친과 크리스마스에 방문했던 기억이. (P2에게는 비밀)
▼ 신세계백화점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러 가는 길. 오랜만에 명동거리가 북적거린다.
▼ 명동예술극장을 지나.
▼ 롯데백화점 모습이 바뀐 것 같다.
▼ 한국은행 건물이었던가?
▼ 드디어 신세계백화점 도착. 인파가 어마 무시하다. 한참을 기다려 간신히 사진 찍을만한 장소를 확보했는데, 정말 장관이다. 유튜브에서 보던 그 모습 그대로. 평소 서울에 살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는 편인데, 이때는 저절로 '서울 사는 사람들은 참 좋겠다'는 감탄사가 나오네.
올해는 이렇게 지나가나 보다. COVID19에서 20, 21,... 힘든 시기이지만 인류는 언제나 역경을 극복하는 힘을 보여왔으니 이번에도 잘 이겨내리라 믿어본다. 내년에는 조금만 더 행복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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