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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동남아 여행

2023 말레이시아 여행 코타키나발루 2

by 실콘짱 2023. 8. 12.

2023.02.28(화)-2023.03.07(화)

 

코타키나발루는 보르네오섬에 위치한 사바(말레이시아 13번째 주)에 속하고 있으며, 이슬람교를 국교로 삼고 있는 만큼 전국에 이슬람 사원(모스크)이 많이 있다. 그중에서 아름답기로 유명한 모스크들을 방문해 본다.


▼ UMS 모스크(혹은 핑크 모스크). UMS는 University Malaysia Sabah(사바 주립 대학교)의 약자로, 핑크 모스크를 보려면 사바 대학교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원래 대학교 입구에서 5링깃의 입장료를 내야 하는데, 그랩을 탄 상태로 모스크 앞까지 가버렸다. 그랩 기사가 입장료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듯.  

▼ 모스크 바로 앞에서 관광안내 비슷한 일을 하는 무리가 있었는데 입장료를(5링깃) 냈냐고 물어본다. 안 냈다고 하니, 정문으로 가서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학생처럼 보이는 이가(나중에 알고 보니 관광 가이드였음) 200링깃에(6만원) 핑크 모스크 티켓 포함 사바주 관광을 제안한다. 날도 덥고 입구까지 도보로 왕복 30분이 넘는 거리라 그러라고 했다. 핑크 모스크는 소문처럼 정말 예쁜 건물이었다. 예배중이라 내부는 구경 못했지만 건물만으로도 충분할 정도.

알고보니 이 친구는 자기 이름으로 관광회사도 운영하고 있는 정식가이드였다(이름이 ACE). 무척 바쁜 가이드인데 오늘 UMS에 친구를 만나러 왔다가 갑자기 직업정신(?)때문에 호객행위를 한 것. 아무튼 키나발루에서의 앞으로의 관광은 대부분 이 친구와 함께 하게 되는데, 영어도 잘하고 사진도 아주 잘 찍어주어 만족스러웠다. ACE가 Hidden Spot이라며 추천한 UMS 내 해변. 사바 근처의 풍경을 볼 수 있는 아주 평화로운 곳이었는데 대부분 관광객들은 잘 모른다고. UMS는 규모가 큰 대학도시라 도보관광은 힘들어 대부분 핑크 모스크만 보고 돌아가는데, 덕분에 좋은 곳 구경을 많이 하게 되었다.

다음 행선지는 블루 모스크로 알려진 시티 모스크. 사바주 최대의 모스크이며 인공호수위에 떠 있는 모습이 무척 환상적인 모스크이다. 모스크 내부를 방문하려면 입장료도 있지만 복장을 제대로 갖추어야 해서, 내부관광은 패스. 대신 바깥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을 찍기만 해도 5링깃을(3천원) 내야 한다. 낮에 보아도 엄청 화려한 곳인데 밤에 조명이 켜지면 정말 아름다울 것 같다.

앞 두 개의 모스크가 유명하고 대부분 지나친다는 골든 모스크. 어차피 ACE를 하루 고용한 상태라 이곳도 들려보자고 했다. 노랗게 칠해진 곳이 금으로 도금한 부분이라고. 날도 덥고 피곤해서 외부에서 사진 한 장만 찍고 호텔로 퇴장.

인스타그래머들에게 공중그네로 유명한 코코힐(코콜 엘프). 핑크모스크 안내를 한 ACE 여행사를 다시 불렀다 (팁 포함 200링깃). 코코힐은 호텔에서 한 시간여 떨어진 곳인데 꽤 높은 산중에 있고 길이 무척 험하다. 출발할 당시 엄청난 비가 퍼부어 오늘 일정이 괜찮을지 걱정이 되었지만 막상 도착해 보니 구름만 조금 낀 상태. 다행이다. 입장료 90링깃 별도.

이곳이 유명한 공중그네, 일명 발리 스윙이라 불리는 곳. 까마득한 절벽 위에서 흔들리는 그네인데 조금 무섭지만 인생사진을 건질 수 있다고 해서 유명하다고.

높은 지대라 그런지 사바주 전체(?)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이 좋다.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고 유원지는 달랑 코코힐 한 개뿐.

날이 흐려서 석양을 볼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구름이 낀 노을도 보기 좋다.

석양이 시작된다.

다들 왜 이곳까지 힘들게 올라오는지 이유를 알 것만 같다. 사실 이곳에서 사진을 엄청 많이 찍었고, 말 그대로 인생사진도 건질 수 있었다(Thanks, ACE). 

다음날은 키나발루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반딧불투어 하는 날(KLOOK을 통해 4.7만원 예약). 역시나 비가 많이 왔지만 가이드 왈 '이곳은 항상 비가 내린다고', 조금 위험해 보이는 쪽배를 타고 맹그로브 숲을 헤치고 나아간다.

맹그로브숲 운하를 지나는 동안 정말로 많은 원숭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새끼를 배에 꼭 끼고 다니는 어미, 사나워 보이는 보스 원숭이, 관광객이 나눠주는 바나나를 능청스럽게 받아먹는 애기 원숭이 등등. 워낙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 그런지 배에 오르내리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드디어 해가 지고 본격적인 반딧불투어가 시작된다. 가이드의 신호에 따라 사람들이 소리를 내면 한꺼번에 불이 켜지는 광경이란. 아쉽게도 카메라로 담을 수가 없어 구글에서 퍼온 사진으로 대체해 본다. 투어 내내 벌레에 물리는 고생을 했지만 그만한 값어치는 충분했던 듯.

반딧불투어도 좋았지만 더 좋았던 것은 뒤풀이였다. 투어 후 식사를 하라고 한적한 해변에 내려놓았는데 이곳의 석양이란. 어제 다녀왔던 코코힐과는 다른 느낌의 인생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지금까지 다녀본 여행지에서 손에 꼽을 만한 석양을 볼 수 있었던 키나발루.

키나발루의 마지막 투어는 마리마리 민속촌으로. 

마리마리(mari mari)는 'come come'이라는 뜻. KLOOK을 통해 예약을 했는데 (2.8만원) 픽업/샌딩이 포함되지 않는 것을 몰랐다. 갈 때는 그랩을 이용해서 올라갔는데 호텔로 돌아갈 때 약간 애를 먹었다. 민속촌 방문하고 돌아가는 그랩이 많다고 해서 예약을 안 하고 갔는데, 죄다 관광버스들뿐.

마리마리 민속촌에는 말레이시아 5-6개 원주민 부족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가옥들을 볼 수 있는데, 마치 old version의 제주 민속촌을 방문하는 느낌이랄까.

가옥들도 구경하고 중간중간 원주민 복장의 아낙네들이 만들어주는 음식들도 맛보고.

원래 이곳에 들어가려면 원주민 추장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가이드가 추장이 무척 무서우니 주의하라고 엄포를 놓는다. 그런데 오늘은 추장님이 출타 중이시라 대신 추장 아드님이 나오셨는데 무섭기는커녕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나왔다 ^^ 투어 마지막쯤 다들 모여 마루 중앙에서 뜀뛰기를 시킨다. 일종의 트램펄린인 셈인데 마루가 무너질까 사람들이 뛸 때마다 움찔움찔하게 된다.

투어가 끝나면 전통공연을 감상하며 식사를 하게 된다. 다소 소박한 닭, 생선튀김, 그리고 약간의 야채. 후식으로 나온 수박까지 맛있게 먹는다. 키나발루에서 한 3가지 투어는 모두 만족스러운 편. 단, 벌레퇴치약을 꼭 챙길 것!

키나발루에서 사랑에 빠진 카야토스트 맛을 못 잊어 카야잼 2병을 샀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아무리 해도 본토 맛이 나지 않는다 ㅡ.ㅡ

KL, 키나발루 14박 일정이 모두 끝났다. 거리와 음식 때문에 또 방문할 생각은 없지만 석양이 아름다운 곳, 키나발루.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