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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착기/은퇴&역이민 일기

어느 은퇴자의 시간 보내기 - 1. 읽기/공부 (후편)

by 실콘짱 2020. 4. 9.

전편에서는 지난날의 독서습관에 대해 말씀드렸고,

이번 편에서는 은퇴후부터 독서와 공부에 대해서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중고등 시절에 음식은 가리는 것 없이 모두 잘 먹었는데, 공부에 대한 편식이 심했습니다.

수학,영어,물리,화학 과목을 좋아했고 딱 그 과목들만 공부했습니다.

 

특히 수학에 대한 집착은 거의 오타쿠 수준이어서 수학의 정석 1,2를 떼고나서,

일본에서 나온 수3까지 찾아서 공부했을 정도였으니까요. (일본어도 못하면서)

당시 교육과정이 아닌 벡터와 복소수 심화과정까지 셀프학습을 ㄷㄷㄷ

본고사 세대가 아니었으면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기 어려웠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

 

영낙없는 이과생이었는데요, 그러다보니 인문,사회,역사 등에 대한 지식이 참으로 부족했습니다.

성인이 되어서까지 제대로 된 인문,사회 서적은 읽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대학생때 교양과목으로 들은 한국문학사, 종교학개론, 범죄심리학이 다였네요.

그것도 시험용으로 대충 읽기만.

 

은퇴준비를 하면서 돈에 대한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경제학에 관심이 생겼고, 나아가서 전반적인 사회과학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하더군요.

회사에서 프로젝트 하던 습관 탓인지 순서를 따라서 차근차근 공부를 하고 싶었습니다.

사회과학을 건드리다보니 인문학이 궁금해졌고, 결국 역사학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인문학과 사회과학의 차이점도 모르던 제가 참 많이 발전했지요 ^^

 

처음에는 어디서 어떻게 공부를 시작해야하나 갈피를 잡지 못하다가 괜찮은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줄여서 지대넓얕)'

원래는 팟방에서 인기가 높던 프로였는데 몇개 듣다가 팬이 되었습니다. (요즘도 듣습니다)

결국 책을 구입하게 되었고, 인문사회학 기초가 없던 저에게 아주 훌륭한 가이드가 되었습니다.

 

 

요즘에는 개론에서 벗어나 인문,사회과학 각론에 대한 책들을 읽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역사쪽에 관심이 많고, 특히 현대사와 정치,경제에 관한 읽을거리들이 좋습니다.

 

집을 구할 때 근처에 도서관이 있는 동네를 선택한 편이었는데요,

다행히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용인도서관이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후로 도서관 이용이 불가능해져 요즘에는 책대신 Youtube를 즐겨봅니다.

 

제가 즐겨보는 Youtube는 EBS에서 하는 통찰(洞察)이란 프로그램입니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s4JGZn3dxT_zFFR1C0XqfEJSEBAjeV9F

 

EBS 특별기획 통찰(洞察) - YouTube

 

www.youtube.com

인문,역사,철학 주제에 대해 전문가들이 강연하는 프로인데 정말 유익한 내용이 많습니다.

다 좋은데 그중 알쓸신잡에 출연했던 김상욱교수가 강연하는 '양자역학' 편이 재미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mHIKMzkLTk&list=PLs4JGZn3dxT_zFFR1C0XqfEJSEBAjeV9F&index=135&t=0s

위의 통찰 외에도 EBS에 좋은 프로그램 엄청 많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Youtube는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G*사에서 합병하지 않았다면 Youtube 스스로 거대기업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봅니다만.

Youtube의 유일한 단점은 빠지게 되면 시간가는줄 모르게 된다는 점이랄까요...

 

Youtube를 보다가 지치면(?) 수학공부를 합니다.

예전 기억을 떠올리며 정석을 풀다가 너무 해설 위주라,

요즘은 '쎈수학' 전과정을 구해서 열심히 문제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수학과정이 엄청 바뀌었네요.

우리때는 공통수학, 수1,2밖에 없었는데요...

 

 

오답노트까지 만들어가며 진짜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생각보다 아주 재미있습니다.

치매방지는 확실히 되겠지요 ^^

 

 

이래서 백수가 과로사하는 듯 싶습니다.

하고 싶은 공부는 많고 시간은 부족하고...

나중에 다리에 힘이 빠지게 되면 여행을 그만두고 방송통신대학에 등록할 생각이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인문,사회학 공부를 하고 싶어서요.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