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15 (수)
안산 3곳의 공원을 돌다 보니 시간이 꽤 지체되었다. 이제는 영흥도로 향할 시간. 안산에서 영흥도까지는 1시간여 소요되는데 중간에 그 유명한 반월/시화공단을 지나게 된다. 수 km에 내내 공장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보니 대단하다는 느낌이 먼저 들고,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를 보며 왜 안산에 대한 선입견이 생겼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솔직히 약간 질린 것도 사실.
▼ 오늘의 숙소는 영흥도의 모노65펜션. 원래 대부도에서 숙박할 계획이었는데 가격대가 맞는 숙소를 찾기 힘들어 (대부도 숙소들 꽤 비싸네 ㅡ.ㅡ), 결국 영흥도로 낙찰. 이 펜션도 사실 그다지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침실과 거실/부엌이 별도의 공간으로 분리되었다는 장점에 선택을 하게 되었다.
▼ 숙소 설명처럼 침실과 부엌 겸 파티룸이 분리되어 있다. 펜션이니만큼 직접 요리를 할 수 있는데, 달랑 하루 자면서 요리까지 하기는 귀찮아서 외식을 하기로 한다.
▼ 숙소는 중심가에서 떨어진 호젓한 장소에 위치하고, 바로 앞에 갯벌이 펼쳐져있다. 침실, 부엌 다 좋았는데 샤워실이 작아서 조금 불편하다. 잘못하면 샤워하다가 욕실 청소를 하게 되는...
▼ 깔끔한 어매니티.
▼ 캡슐커피 2인분까지. 주인장이 무척 친절하셨는데 설명을 너무 자세히 해주시는 바람에 조금 부담스럽기도 ^^
▼ 바닷가에 왔으니 해산물을 먹어보기로 한다. 근처에 유명한 조개찜 집이 있다고 해서 찾았는데...
▼ P2의 의견에 따라 조개구이 대신 조개찜을 선택했는데 가격대가 좀 센 편이다.
▼ 서비스로 제공되는 멍게, 굴찜. 굴이 너무 말라붙어서 별로 먹을게...
▼ 조개찜이 나왔다. 우선 양이 푸짐해 보인다.
▼ 위에 커다란 가리비 조개를 치우고 나니 밑에 꽉 찬 조개들이 보인다. 그런데, 세상에 이렇게 맛없는 조개찜은 처음 먹어봤다. 조개에 염분이 한 개도 없었는지, 말 그대로 맹물 맛 밖에 나지 않는다. 조개찜을 좋아하는 P2의 표정이 어두워지고, 나야 원래 조개찜을 별로 선호하지 않으니 그냥 먹을밖에. 솔직히 돈이 아까워서 계속 먹었다 ㅡ.ㅡ
▼ 밍밍한 조개찜만으로 도저히 식사가 안되어, 해물라면을(무려 1만 원) 주문했는데, 아무래도 이 집 조개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라면조차 완전 맹물 맛. 1만 원짜리 해물라면이라 적어도 꽃게나 오징어를 기대했는데, 달랑 새우 2마리에 조개만 잔뜩. 이럴 줄 알았으면 라면은 주문하지 말 것을. 5.7만 원짜리 식사를 하면서 제일 맛있던 것은 콜라였으니, 말 다한 셈. 다시는 조개찜은 먹지 않을 것을 P2와 다짐한 저녁식사였다 ㅡ.ㅡ
▼ 찜찜한 식사 후 바다를 잠깐 들려본다. 썰물 시간이라 그런지 바다에는 물 대신 시커먼 갯벌만 드러났다.
▼ 멀리 영흥도까지 왔는데 하루를 이렇게 망한 기분으로 끝낼 수는 없다. 근처에 경치 좋은 카페가 있다 하여 들려본다. 플로레도 커피.
▼ 평일에다 늦은 시간인데도 손님들이 꽤 많다. 카페가 아주 깔끔하고 넓어서 좋다. 맛난 빵과 음료도 제공하고.
▼ 바깥으로 나오니 경치가 더 좋다.
▼ 커피 대신 달달한 쉐이크를 주문해서 바다를 향한 자리에 앉는다. 물이 없어 조금 섭섭하기는 하지만 이 정도 경치면 충분하다. 저녁식사의 섭섭함을 이곳에서 털어내고 있다. 아, 참 좋다~
▼ 아주 늦은 시간까지 카페에 앉아 있다가 숙소로 돌아온다. 조명이 켜지니 아주 예쁘다. 이래서 평점이 높은가 보다. 파티룸에 마련된 빔 프로젝터를 이용해 영화도 한편 때리고, 영흥도의 밤을 즐겨본다.
극과 극을 오간 하루였다 할까. 앞으로는 여행 시 식사보다 숙소와 카페에 더 신경을 쓰기로 P2와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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