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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착기/용인살기 2020~

남한산성

by 실콘짱 2022. 4. 2.

2022.03.22(화)

 

티스토리가 갑자기 레이아웃을 바꿔서 글쓰기 버튼을 찾지 못하고 며칠간을 헤맸다. 그동안 열심히 쓴 글들이 모두 사라진 줄 알고 속상했었다. 카카오는 무슨 일을 그렇게 하는지. 네이버를 피해 티스토리로 왔건만, 다음에 합병되고, 카카오가 개입하고난 후 모든 게 엉망이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이다.

 

볕이 제법 따뜻해진 봄날. 조금 멀리 마실을 나가본다. 오늘의 행선지는 남한산성.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청나라의 침공에 버티다 결국 항복한 굴욕의 땅. 임진왜란의 선조도 수도를 떠나 국경 오지까지 몽진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항복의 참담함은 피했었는데. 이제는 깔끔하게 산책길로 정비되어, 청나라의 말굽 대신 관광객의 발길이 찾는 곳이다.

 

▼ 얼마전부터 돈까스가 먹고 싶었는데 마침 남한산성 근처에 잘하는 돈까스집이 있다 하여 찾아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휴일. 점심을 먹긴 해야 하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두부 만드는 집'이 보인다.

▼ 따듯한 봄날이지만 평일이라 그런지 남한산성을 찾는 이는 그리 많지않다. 식당도 한산한 편.

▼ 이집의 대표 메뉴 '능이버섯 두부전골'을 주문한다. 반찬은 가짓수는 많지 않지만 아주 깔끔하다. 특이하게 직접 만든 두부가 에피타이저로 나오는데,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일단 합격.

▼ 양념이 과하지 않은 맑은 두부전골이 나왔다. 조금 심심한 듯 했는데 오래 끓일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온다. 오랜만에 건강식을 먹은 듯.

▼ 식사를 한 손님에게 콩비지도 서비스로 제공된다. 가격대비 아주 만족.

▼ 남한산성에는 역사테마길 5코스가 준비되어 있는데 오늘은 무리하지 않고 1코스를 선택(3.8km, 80분).

▼ 주차장비는 3천원(평일 기준). 1코스 입구에는 카페와 식당이 많이 보인다. 방금 식사를 마친 후라 카페를 들리지 못하고 산책에 나선다. 다음에 오게 되면 1코스를 거꾸로 걸어 산책을 이곳에서 마치며 카페에 들리는 것이 좋을 듯.

▼ 졸졸 흐르는 개울을 따라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보인다. 단팥죽 먹고 싶었는데.

▼ 간단한 산책길인줄 알았는데 1코스가 장난이 아니다. 계속되는 언덕길에 지칠 무렵 북문에 닿았는데 아쉽게도 보수공사 중.

▼ 이제야 걸을만한 길이 나온다. 숲이 우거져 가을에 오면 더 좋을 듯하다.

▼ 조금씩 나타나는 산성 담벽. 

▼ 둘레길이 생각보다 정비가 잘 되어 있어 걷기에 편했다. 좌우에 늘어선 나무들이 뿜어내는 산소도 청량하고.

▼ 깊은 산중이라 그런지 눈이 아직 녹지 않았다.

▼ 서문(우익문) 도착. 남한산성에는 한양의 4대문처럼 4개의 문이 있는데 각각의 이름은 좌익문(동문), 우익문(서문), 지화문(남문), 전승문(북문)이라 하고, 그중 지화문이 가장 크고 넓다고.

▼ 산성 담장이 계속 이어진다.

▼ 담이 얕아 보이지만 반대쪽은 까마득한 낭떠러지여서 쉽게 침공은 힘들 것 같다. 저 아래쪽에서 청군이 대포를 쏘아대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을까. 그 넓은 벌판은 이제 아파트로 가득 찼다. 저 멀리 잠실 롯데타워가 보이고.

▼ 수어장대. 지휘와 관측을 위한 군사적 목적에서 지은 누각으로, 남한산성에 있던 5개의 장대 중 유일하게 남아있다고.

▼ 수어장대 옆에 초라해 보이는 누각이 무망루. 병자호란 때 인조와 효종의 원한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영조가 이름 지었다고.

▼ 수어장대를 지나 산길을 계속된다.

▼ 가장 크고 넓은 남문(지화문)에 도착. 유일하게 현판이 남아있는 문이라고 한다.

▼ 지화문은 성남으로 통하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검단산길 2구간이 시작되기도 한다.

▼이제부터는 내리막길. 카페를 생각해서 반대쪽에서 오는 산행을 생각했는데, 이쪽 코스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 1코스가 끝나는 곳에는 괜찮은 카페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식당이 몇 곳 있을 뿐. 주차장 근처에서 보아둔 카페에 들려본다. '가배산성' 이름이 그럴듯하긴 한데.

▼ 한옥으로 지어진 카페는 제법 운치가 있다. 인테리어도 괜찮아 보이고.

▼ 약간 쌀쌀한 날씨에 산행을 마치고 따뜻한 실내에 앉아 커피를 마시니 기분이 참 좋다. 이 맛에 산을 찾는 듯.

 

춥지도 덥지도 않은 봄날이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근래 한국 날씨를 생각하면 쉽지 않을 것 같다. 봄날이 가기 전에 많이 다니고 싶지만 폭주하는 코로나 때문에 그도 힘들고. 맘 놓고 다닐 날이 빨리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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