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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20 여행

2020 강릉 여행 3. 하조대/휴휴암/안목해변 커피거리/대관령삼양목장

by 실콘짱 2020. 11. 16.

강릉 여행기 마지막 편.

 

오늘은 무척 바쁜 하루가 될 것 같다.

애초에 강릉여행은 강릉 커피거리에서 커피 한잔 하고 싶다는 P2의 작은 소망에서 시작되었는데,

평소 한 군데서 오래 머물며 천천히 둘러보는 스타일로 보면 최소한 2박은 필요한 여정이었다.

하지만 무려 4박이나 보낸 남도여행에 지쳐서인지 짧게 일정을 잡은 것과

이왕 강릉에 간 김에 이곳저곳 둘러보고 싶은 욕심이 합체하여 피곤한 여정이 된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죽도 밥도 아닌 여행인 셈인데, 한 가지 다행인 점은 각 여정 사이의 거리가 짧다는 것 하나.

 

양양 쏠비치 리조트에서 편한 하루를 보내고 강릉으로 향한다.

양양에서 강릉에 이르는 7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여러 항구를 비롯 들릴만한 곳이 많다.

마치 엘에이에서 샌프란시스코에 이르는 캘리포니아 1번 국도와 비슷하다고 할까.

적당한 곳에 서면 동해바다가 펼쳐져있는 멋진 광경을 즐길 수 있다.

 

▼ 첫 번째 들를 곳은 하조대.

조선 개국공신인 하륜과 조준이 노시던 곳(?)이라 두 분의 성을 따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 하조대에는 널따란 백사장과 해변이 펼쳐져있고,

▼ 한쪽으로는 하조대 등대 전망대가 있어 동해의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 등대까지 오르는 길이 제법 가파르지만 일단 올라서서 느끼는 바닷바람은 맛이 다르다 ^^

▼ 철 지난 하조대 해수욕장에는 사람의 흔적이 없다.

대신 새하얀 포말을 부서뜨리는 파도만 해변을 열심히 때리고 있다.

▼ 이곳에는 그리 크지 않은 스카이워크가 설치되어 있는데, 고소공포증이 심한 나로서는 근처에도 못가보고 ㅡ.ㅡ

▼ 하조대 근처에는 횟집도 있어 찾는 사람이 많다고.

▼ 다음번 들를 곳은 휴휴암.

팔진 번뇌를 내려놓고 쉬어가는 휴휴암은 '쉬고 또 쉰다'는 뜻을 가졌다.

일에서 벗어나 항상 휴식 상태인 나와 일맥상통? ^^

▼ 창건한 지 몇 해 되지 않는 자그마한 암자인 휴휴암이 유명해진 것은,

1999년 바닷가에 누운 부처님 형상의 바위가 발견돼서 부터라고.

▼ 사실 휴휴암은 초라할 정도로 건물 수가 작고 볼품이 없는 편에 속하지만,

동해 해변가에 위치한 장소가 그야말로 기가 막혀서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입장료가 없이 연중 상시 개방한다는 점도 장점인 듯하다.

▼ 왼쪽 바다를 향해 돌출해 있는 널찍한 바위가 누워있는 부처님 형상을 하고 있다 한다.

▼ 바다 경치에 취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퍼뜩 정신이 들어 다음 행선지로 향한다.

양양과 강릉 사이 오다가다 들릴만한 곳, 휴휴암.

▼ 강릉 안목해변에 도착했는데 일단 시장기부터 해결을 해야 한다.

근처에 해물뚝배기 잘하는 집이 있어 들리기로 하는데, 이 집이 진짜 대박이다.

친절한 사장님도 그렇고 전복과 해물이 푸짐하게 들어있는 뚝배기, 순두부가 별미이다.

반찬 가짓수는 많지 않지만 하나같이 깔끔하면서 맛나다.

덤으로 가자미 튀김까지 주문했는데 너무 과식을 한 듯.

다음번에 강릉에 오게 되면 다시 방문할 식당으로 찜해둔다.

▼ 드디어 이번 여행의 최초 목적, 강릉 안목해변 커피거리에 들어섰다.

▼ 커피거리로 유명한 곳임을 뽐내듯 해변에 커피와 관련된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다.

파~란 동해바다와 함께 사진을 찍으면 예쁘게 나올 것 같다.

▼ 해변을 따라 500m 정도 조성되어 있는 강릉 커피거리에는 여러 카페뿐만 아니라

커피 박물관, 커피 공장 등이 들어서 있다.

▼ 평일인데도 해변 주차장은 만원.

빈자리를 찾아 한참을 헤매야 했는데 주말에 오게 되면 주차 때문에 고생을 할 듯.

▼ 그런데 카페들이 별 개성이 없어 보인다.

목포 적산가옥 거리에서 본 아기자기한 카페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곳의 카페들은 그저 건물의 나열로 보인다.

중간중간에 횟집을 비롯 음식점도 보이고, 아무튼 기대했던 것보다는 약간 실망.

▼ 적당한 카페를 골라 커피콩빵과 함께 커피를 주문한다.

가격대가 좀 있지만 이 정도 경치라면 한 번쯤은 괜찮을 듯.

그나저나 동해바다는 참 좋구나... 

강릉 커피거리를 벗어나 집으로 향하는 길.

유명하다는 대관령 삼양목장이 가는 길에 있는데 들릴까 말까 고민해본다.

한국에서 아직 야간 운전을 해본 적이 없어서 망설이다가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들려보랴.

 

대관령 IC에서 약간 우회하여 삼양목장에 오른 시간이 오후 3시경.

입장료가 생각보다 꽤 비싸다. 일인당 9천원.

마침 스케줄을 보니 양몰이 행사가 오후 4시에 있다 하니 그 정도 출혈은 감수하기로 하는데.

 

▼ 입구에는 작은 외양간이 있어 양들에게 먹이 주는 체험을 하고 있다.

▼ 전망대까지는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고. 하긴 이 시간에 등산까지 하다가는 집에 가기 힘들겠지.

그.런.데. 이게 웬일.

오후 4시의 양몰이 행사가 취소되었다고 한다. 그러면 입장 전에 미리 이야기를 해주던가. 

비싼 입장료에 배신감이 든다. 삼양목장 나빠요~

환불을 요구할까 하다가, 입장을 해서 버스를 탔으니 어쩌랴.

▼ 해발 1,140m에 위치한 동해 전망대까지는 버스로도 꽤 걸린다.

날씨가 맑으면 강릉과 동해바다가 보인다고 하는데, 바람이 심하게 불고 구름이 많이 끼어 잘 보이지는 않았다.

▼ 버스를 타고 다시 내려갈 수도 있지만 그건 그야말로 돈을 버리는 것.

홧김에 입구까지 걸어서 내려가기로 한다. (도보로 약 1.5시간 소요)

동해 전망대에서 '바람의 언덕'길을 따라 하산 시작.

▼ 바람이 많이 부는 대관령답게 곳곳에 풍력 발전기가 설치되어 있다.

가까이에서 본 풍력발전기의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 내려가는 길은 비교적 평탄하다. 

목장 펜스를 따라서 내려가면 되니 길을 잃을 염려도 없고.

2번째 코스 '숲속의 여유'길 시작.

▼ 하늘은 눈이 부실 정도로 푸른데, 바람 때문에 춥다. ㅡ.ㅡ

▼ 늦가을이라 그런지 입사귀 없는 나무들이 황량해 보인다.

▼ 3코스 '사랑의 기억'길 시작.

▼ 왜 '사랑의 기억'인가 했더니 중간에 '연애소설' 촬영지가 있었다.

손예진, 이은주, 차태현이 출연했던, 가슴 아리던 영화.

2002년 작품이니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다시 보고 싶어 진다.

▼ 절반 정도 내려온 것 같다.

다리가 살짝 아프려고 하는데 '초원의 산책' 구간이 시작된다.

▼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곳에서 양몰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어야 하는데...

에잇, 다시 한번 나쁜 삼양목장...

▼ 물을 한 병만 갖고 올라갔는데 모자랄 것 같다.

그.런.데. 미운 놈이 미운 짓만 한다고, 중간에 있는 휴게소가 닫.혔.다.!!!

다시 한번, 나쁜 삼양목장~

에고, 내가 참아야지, 화를 내봐야 내 손해.

▼ 그나마 하늘 위의 구름이 화를 조금은 삭여준다.

▼ 나는 일류가 아닌가벼...

▼ 양몰이 공연 대신 풀밭에 얌전히 누워있는 양 3마리를 봤다. 이게 다야?

▼ 마지막 코스, '마음의 휴식' 코스.

▼ 목장길이 끝나고 양쪽에 나무들이 서있는 산길과 개울가가 나온다.

▼ 입구에 도착.

버스를 탈 때는 시간이 없어 주변을 둘러보지 못했는데, 주변에 아기자기한 구경거리가 많다.

▼ 속이 갈라졌어도 꼿꼿이 서있는 주목.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다음 생이 있다면 나무로 태어나고 싶다.

 

삼양목장에서 시간을 지체한 덕에 집에 도착하니 깜깜한 저녁이다.

좋게 생각하자면 덕분에 야간 운전도 해보고 ㅎㅎ

아무튼 삼양목장은 비싼 입장료 값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본다 (뒤끝이 꽤 있군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