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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착기/용인살기 2020~

삼성 제품과의 인연

by 실콘짱 2023. 5. 20.

어린 시절 기억이 나는 최초의 전자제품은 전축이었고 금성사 제품이었습니다. 국민학교 들어가서야 집에 등장한 TV도 금성사였구요. 언제부터 냉장고를 사용하기 시작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것 역시 금성사였습니다. 아무튼 그 당시는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가끔씩 부모님과 주위분들이 말씀하시는 '가전은 금성사야'하는 이야기가 어렴풋이 생각납니다. 아마도 아버지의 금성사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강했던 것 같습니다. 이후 성인이 될 때까지 저도 전자제품을 구매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금성사제품을 위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삼성제품에 대한 나쁜 감정은 없는 상태였지만 인연이 닿지 않았네요.

최초의(?) 삼성 전자제품은 미국회사에 근무할 때 만나게됩니다. 1998년도인가 미국 2번째 회사에 입사 후 업무용 노트북과 핸드폰을 주는데, 그때 핸드폰이 삼성 폴더폰이었습니다. 물론 지금 Z-fold와는 다른, 그냥 접히기만 하는 non-smart phone이었지요. 2년 정도 아무 생각 없이 사용했는데 자주 여닫다 보니 폴더 부분이 망가지더군요.

콘도에서 살다가 싱글하우스로 이사를 하면서 큰맘먹고 가전제품을 다 교체하게 되었는데, Frys Electronics에서 삼성냉장고를 보게 됩니다. 갑자기 웬 애국심이 발동되었는지 가격이 꽤 나갔었는데도 불구하고 덥석 구매를 하게 됩니다(아마 디자인이 괜찮았던 걸로). 삼성 TV도 함께 샀네요. 만약 LG제품이 있었으면 고민 없이 구매를 했을 텐데 그 당시에는 미국에 LG제품이 별로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튼 이렇게 거금을 투자해서 구입한 냉장고와 TV가 제품보증기간 2년을 채우자마자 고장 나게 됩니다. 냉장고는 거의 사용하지 못할 정도였고, TV는 화면에 금이 여러 개 나타나는 현상이... 

아무튼 일련의 경험으로 삼성제품에 대한 불신은 더 커지게 되었고, 10년전 역이민 이후 장만한 대부분의 전자/가전제품들은 LG였습니다. 특히 핸드폰은 무조건 LG만 사용을 했습니다. LG핸드폰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보고되기도 했지만(주로 배터리 발열문제), 제가 운이 좋아서인지 별문제 없이 사용을 했습니다. 그런데 올봄부터 핸드폰이 자주 말썽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와이프폰은 물에 한번 빠지기도 했구요. 마지막 핸드폰을 구입한 지 5년 여가 되었으니 바꿀 때가 되긴 했는데, 유감스럽게도 LG가 휴대폰사업을 접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ㅠㅠ 개인적으로 iphone은 맘에 안 들고, 그렇다고 중국제 핸드폰을 사용하기도 찝찝하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최근에 나온 갤럭시 S23+로 갈아타기로 합니다. 하도 선전을 많이 해대니 그렇게 좋은가 하는 생각도 들고. 여행을 다니다 보니 좋은 카메라에 대한 욕심도 나고.

삼성폰으로 바꾸고나니 처음에는 버튼위치가 LG폰과 달라서 불편합니다. 해서 그것도 옛날 LG스타일로 바꾸었습니다. 며칠 동안 이것저것 만지면서 적응하다 보니 삼성폰도 괜찮네요. 사진도 잘 찍히고. 와이프는 이참에 갤럭시워치도 함께 장만했습니다. 삼성핸드폰, 이번만은 말썽 부리지 말고 오랜 시간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