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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일본 여행

2015 오사카 여행 03. 2일차 - 교토 2 (은각사,청수사,기온거리)

by 실콘짱 2015. 5. 28.

2015.05.19 (화)


아라시야마에서 오전을 보내고 란덴열차와 버스를 이용하여 은각사로 향한다.


3) 긴카쿠지(은각사,銀閣寺)

긴카쿠지(은각사)는 교토에서 가장 유명한 절로서 목조 건물과 일본식 정원의 차분하고 소박한 조화를 보여준다.


▼ 은각사로 올라가는 길은 철학의 길(테츠가쿠노미치,哲学の道)로 알려져 있는데,

일본의 유명한 철학자가(교토대학교수 니시다 기타로) 산책로로 애용하던 길이었다고 한다. 

좁은 수로와 길 양쪽으로 벚나무가 우거져 있어 벚꽃철에 아름다움을 자랑한다고.

이길을 천천히 걸으면 나도 철학자가 될 수 있으려나?



▼ 벚꽃철이 아니어서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녹음이 우거진 오솔길은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오후가 되면서 날씨가 후덥지근 해지고 있는데 나무사이로 걸어가니 더위를 별로 느끼지 못하겠다.



▼ 철학의 길을 걷다보면 그리 화려하지는 않지만 몇몇 이름난 카페와 음식점들이 포진하고 있다.

마침 점심때가 되어 그 유명하다는 [오멘우동]집으로 향한다.

가게 위치는 은각사 올라가다가 골목으로 살짝 빠지는 길가에 있는데 아무나 잡고 물어봐도 잘 가르쳐준다.



▼ 점심식사시간인데 평일이라 그런지 조금 한산하다...가 금방 사람이 들어찬다.

역시나 한국사람들로 북적인다.



▼ 오멘우동집은 면따로, 국물따로 나오는 우동으로 유명한데 가격이 좀 그렇다.

기본우동이 (면과 국물, 그리고 간단한 채소가 나오는) 1,300엔

너무 단순할 것 같아서 세트메뉴를 신청했는데 - Seasonal Set 1,980엔, 기본우동에 튀김 추가 1,850엔.

우동 두그릇에 무려 3,830엔이다. 

이돈이면 오무라이스나 돈가스 두끼를 먹을 수도 있겠구먼.

왠지 오기가 생겨 주문을 하고 앉는다. 

의자는 카운터에만 있어 다다미방에 신발을 벗고 자리를 잡는다.



▼ 기본우동이 먼저 나온다. 채소 모듬은 아래 사진에 별도로.

그냥 따뜻한 면발 한그릇에 다시마 국물, 그리고 한 젓가락도 안되는 채소가 나오는데 무려 1,300엔

아~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 Seasonal Set는 위의 기본 우동에 아래의 자그마한 상차림이 추가된 것. 

아무리 일본식 식사라고는 하지만 가격에 비해 상차림이 너무 부실하다.



▼ 기본우동에 채소, 튀김이 추가된 것.

새우와 버섯, 그리고 두어점의 채소튀김이 무려 700엔

식사를 시작하기 전부터 기운이 빠진다.

별수없이 다시마 국물에 채소를 쓸어넣고 죄없는 참깨만 잔뜩 넣는다.

먹는 방법은 면을 건져 국물에 적신후 먹는 것.

모밀국수 먹는 방법과 비슷한데 맛은 모밀국수에 못미친다.

한그릇을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아 추가면발을 시켰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추가 면값이 350엔.

아~ 이건 아니잖아. 

4,180엔을 (4만원 정도) 썼는데도 전혀 배도 부르지 않고 맛도 별로였던 오멘우동.

도대체 누가 오멘우동집을 추천했는지 기분을 잡치고 말았다.



▼ 식사를 했는데도 무언가 헛헛해서 분노의 녹차 아이스크림을 흡입해주시고 (200엔)



▼ 은각사로 가는 길은 마치 일반 주택가 골목처럼 보인다.

상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리 요란하지는 않다. 상가는 내려올때 들리기로 하고 계속 전진.



▼ 마치 산속에 고속도로를 내듯 나무를 정리해 놓았다.



▼ 은각사 입장 (입장료 500엔)

은각사는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절인데 한국 사찰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이다.

건물 자체보다는 건물과 배경의 전체적인 조화에 더 신경을 쓴 느낌이랄까.



▼ 시멘트 작업을 하는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모래탑을 쌓고있다.



▼ 정원에 모래로 절묘한 무늬를 그려놓았다. 비가 오면 금방 허물어질텐데 하는 쓸데없는 걱정이...



▼ 유명한 절임에 비해 건물은 무척 아담하면서 소박하다.

마치 한국 산중에 있는 자그마한 암자에 온 느낌이 든다.

한국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어디를 둘러보아도 눈에 띄는 깔끔한 정원이랄까.



▼ 정원 중간에는 자그마한 연못이 있어 경치의 절정을 보여준다.

맞다. 이것이 일본식 정원이지.



▼ 500엔의 입장료가 무색하게 사찰이 너무 소박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뒷동산으로 연결된 산책로가 보인다.

이 길이 참 좋았다. 커다란 나무에서 드리워진 짙푸른 녹음과 함께 땅을 온통 뒤덮은 이끼하며, 대나무 숲까지.

신선한 공기를 흠뻑 들이마시니 오멘우동에서의 불쾌했던 기억이 가라앉음을 느낀다.



▼ 하산하면서 상점을 구경한다.

대부분 기념품점인데 음식점도 있다.

일본 문양이 새겨진 손수건에 관심을 보이는데 와이프가 손을 잡아 끌어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4) 기요미즈데라(청수사,淸水寺)

버스로 40분 정도 걸려 기요미즈데라(청수사) 입구에 도착한다. (100번 버스)

기요미즈데라(청수사)는 맑은 물 위에 지은 절로서, 경사가 진 산 위에 139개의 기둥을 세우고 지은 본당은 못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지었다한다. 고지대에서 교토 시내 전경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것이  기요미즈데라의 매력이다.


▼ 버스에서 내리면 골목입구에 바로 청수사 가는길이란 표지판이 있어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올라가는 길은 마치 은각사 가는 길처럼 사람이 별로 붐비지 않았는데, 착각이었음이 곧 드러난다.  



▼ 어마어마한 인파가 앞을 가로막고 있다.

날씨는 더워지는데 정말 사람을 헤치고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 힘들 정도였다.



▼ 멋들어진 건물이 보인다. 청수사 입구에 도착한 듯.

건물에는 사진을 찍으려고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만원.

사진 찍기를 포기하고 멀리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알고보니 중국관광객이 대거 방문한 듯 하다.

중국사람이 일본을 싫어한다는 말도 틀린 것 같다.

다닌 곳마다 중국사람들로 넘쳐났고, 관광객 비율로 보자면 중국:한국:일본/기타 외국인=6:3:1 정도.

일본돈 환율이 저렴해졌음을 피부로 느끼게된다.



▼ 사실 앞에서 본 건물은 청수사 본당이 아니다.

안내문을 자세히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중국과 관련이 있는 건물인 듯 싶다.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건물로서 외관을 보면 오히려 중국 스타일로 보인다.

청수사 본당을 보려면 계단을 올라 입장료를 내고(300엔, 은각사보다 저렴) 건물 뒤쪽으로 돌아가야한다.




▼ 이곳이 청수사 본당.

기원을 드리는 사람, 관광객들이 뒤섞여 발 딛을 틈 조차 없다.

교토 관광객 절반은 이곳에 와 있는 듯.



▼ 청수사 소개할 때 항상 나오는 사진.

산길을 따라 잠깐만 올라가면 이런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인트가 나온다.

물론 이곳도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완전 만원.

벚꽃이 피는 계절에 오면 경치가 정말 좋을 것 같다. 



▼ 못을 사용하지 않고 139개의 기둥위에 지었다는 청수사 본당.

아래쪽에서 올려다보니 길다란 기둥들이 열을 지어 서있다.

옛날에 이런 건물을 지을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다.



▼ 좀 더 머물고 싶었지만 날도 더워지고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천천히 산을 돌게되니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연결된다.



▼ 내려가는 길도 역시 만원.



▼ 은각사길에 비해 상점이 훨씬 다양하고 상품 종류도 풍부하다. 

가격은 물론 은각사 상점에 비해 조금 더 비싼 듯.



청수사길을 내려가다보면 산넨자카(三年坂),니넨자카 (二年坂)가 나온다는데 길을 잘못 들었는지 보이지 않는다.

산넨자카(三年坂)는 계단으로 이루어진 길인데 이곳에서 넘어지게되면 삼년안에 재앙이 온다고 한다.

니넨자카 (二年坂)는 이년. 이길을 걷지도 않았고 넘어지지도 않았으니 불운은 없으리라 믿는다 ㅎㅎ


▼ 하산길에 멋진 몸을 자랑하는 인력거 청년(?)을 만났다.

인력거를 타더라도 거리에 사람이 너무나 많아 청수사까지 무사히 올라가기는 어려울 듯.



5) 기온마치(祇園街), 하나미코지도리 (花見小路)

1868년까지 천년동안 일본의 수도였던 교토에는 전통가옥을 비롯 수천개의 절,신사,황궁,정원,건축물들이 남아있다.

한국의 경주같은 분위기랄까. 특히 교토에서도 가장 일본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기온지역이다.

청수사에서 한큐기차 종착역인 가와라마치쪽으로 가다보면 좁다란 골목길이 나오고 일본 전통가옥을 만날수 있다.

특히 이부근을 하나미코지도리(花見小路)라 하여 전통 게이샤를 볼 수도 있다고 한다.

혹시하는 마음으로 여기저기를 쏘다녔지만 게이샤 그림자도 볼 수가 없었다 ^^;;


 하나미코지도리에서 큰길쪽으로 좀 더 나가게되면 기온마치(기온거리)가 나오는데 운치있는 건물에 식당들이 입점해 있다.

워낙 유명한 거리여서 그런지 관광객들로 만원이다. 주로 중국/한국에서 오신 분들.




▼ 슬쩍 음식 차림표를 보았더니 정식메뉴가 보통 4,000엔이 넘는다 ㅎㅎ



▼ 곱게 기모노를 차려입은 일행은 일본 사람이 아니라 기모노 체험중인 관광객들이 대부분이다.



▼ 가와라마치역에서 다시 한큐기차를 타고 우메다로 귀환한다.

역근처에 유명한 오코노미야키집이 있다고 해서 한참을 헤맸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그럴듯하게 보이는 집으로 직행한다.



▼ 해물 모듬 오코노미야키 주문 (1,230엔).

오코노미야키는 일본 빈대떡인데 그자리에서 직접 구워주는 묘미가 있다.



▼ 예쁘장하게 생긴 여종업원이 1) 재료를 들고와서, 2) 재료를 섞고, 3) 빈대떡 모양을 만들고, 4) 뒤집는다.



▼ 언제 먹어야하는지 눈치를 보고 있는데 웃으면서 다가와서 10분동안 4번 뒤집는다고 설명해준다.

잔잔하게 영어도 잘 하고 서비스 만점이던 종업원 ^^

1) 노릇하게 익어가자, 2) 소스를 바르고, 3) 마요네즈와 머스터드 소스 투하, 4) 가쓰오부시를 잔뜩 얹으면 끝.



▼ 개인용 뒤집개로 적당한 크기로 자른후 앞접시에 담아 시식을 한다.

해산물이 중간중간에 보이는 것이 참 맛나게 생겼다.



▼ 물론 시원한 맥주가 빠지면 섭섭하고 ^^



▼ 소스와 가쓰오부시는 얼마든지 제공이 된다.

옆테이블을 보니 오코노미야키 한개를 시켜놓고 두사람이서 한시간을 떠들고 있었는데 우리는 조용히 식사에만 전념을 ㅎㅎ

강한 소스맛 때문인지 많이는 먹기 힘들겠지만, 저녁식사 혹은 술안주로 안성맞춤인 메뉴이다.

오멘우동보다 훨씬 저렴하면서 맛도 좋고 (실콘짱 은근 뒤끝있네 ^^).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교토를 하루만에 다 둘러보는 것은 무리이다.

대충 유명한 곳 몇개를 선택해서 주마간산식으로 둘러보는 것뿐.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오사카에 오게되면 교토에는 별도로 시간을 내서 천천히 둘러보고 싶다.


어쨌든지 하루만에 아라시야마,은각사,청수사,기온거리까지 구경을 마쳤다.

일기예보와는 달리 비가 오지않아서 더욱 좋았는데, 하루동안 걸은 거리는 무려 24,000 걸음 (16km) ㅎㅎ


나만 몰랐던 Tip:

1. 오멘우동 가격대비 완전 실망.

2. 은각사 산책길 추천.

3. 청수사 본당 건물 (못을 사용하지 않고 139개 기둥으로 지었다는) 완전 멋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