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일본 여행

2015 오키나와 여행 11. 오키나와 월드 & 단보 라멘

by 실콘짱 2015. 2. 22.

2015.02.12 (목)


1) 오키나와 월드
오키나와 3일차.
오전에는 오키나와 월드, 그리고 오후에는 슈리성을 보기로 한다.
날씨는 약간 흐린 듯 하면서도 별로 춥지는 않다.
첫날 오키나와의 매서운 추위(?)를 맛보았는데 점점 기온이 올라가는 듯.

오키나와는 한국처럼 아픈 역사를 가진 곳이다.
원래 류큐 왕국(琉球王國)이란 독립국이었던 오키나와는 일본 본토의 침략을 받아 지배를 받아오다가,
1945년 미국에 의해 점령/통치, 그리고 1972년 다시 일본에 반환되는 수모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일본에 정복당한 뒤에는 일본에의 동화를 강요당하면서도 동시에 순수 일본인이 아니기때문에 차별을 받아왔다.
우리나라는 비록 36년의 식민지생활을 했지만 독립을 할 수 있었으니 오키나와에 비하면 행운이라고 할까.

오키나오 태생의 유명 여가수 아무로 나미에가 일본왕의 즉위 10년 파티에서 기미가요를 부르지 않은 사건도 있고,
아무튼 오키나와 사람들은 일본 본토인에 대한 애증의 감정을 갖고 있는 듯하다.
사실 지리적으로도 일본보다는 대만에 더 가까운 곳에 위치하기도 하고.

오키나와 월드까지는 아사히바시역에 있는 나하 버스터미널에서 54,83번 버스를 타고 갈 수 있으며 한시간 정도 걸린다.


나하 버스터미널이 한국처럼 자세한 설명이 있는 것이 아니라 버스 타는 곳을 찾느라 좀 헤매었다.

버스 매표소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버스에 타서 직접 요금을 계산하도록 되어있다.

사무실 직원의 안내를 받았지만(영어로) 결국 버스터미널을 한바퀴 돌아서야 탑승장소 확인 ㅎㅎ 



오키나와에는 대중교통이 그리 발달되어 있지 않다.

노선이 그리 많지도 않고 배차 간격도 커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관광지로 가는 것이 많이 불편한 편이다.

이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오키나와에 오면 렌트카를 이용하는데, 반대편 차선으로 운전하는 것이 자신 없어서 패쑤~


오키나와 버스는 한국처럼 버스카드가 아니라 현금을 이용해서 타게 되어있다.

먼저 버스에 오르게되면 정리권이란 것을 뽑아야하는데 자신이 탄 정류장 번호가 찍히게 된다.

정리권 기계는 마치 은행이나 관공서에서 볼 수 있는 순서대기표를 받는 것 처럼 생겼다.

나하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므로 정류장 번호는 1번.



버스 앞쪽에는 각 정류장을 통과할 때마다 내야할 버스금액이 표시되는 전광판이 있다.

기본요금은 230엔인데 오키나와 월드에 도착하니 580엔이 되었다.

재미 있는 사실은 11번 정류장에서 탄 사람이 12번에서 탄 사람보다 훨씬 적은 요금을 낸다는 점 ㅎㅎ



오키나와 월드에 도착.

츄라패스를 구입해서 갔는데 오키나와 민속촌외에 동굴(옥천동)을 관람하려면 700엔의 추가요금이 있다.

그외에도 뱀 박물관 입장료가 별도로 있었는데 별로 내키지 않아서 패쑤~



입구에는 역시나 두개의 시사(사자)상이 반겨준다.

자주 보게되니 반가운 마음마저 든다 ㅎㅎ



원래는 동굴부터 관람을 해야하지만 민속공연이 있다고해서 그쪽으로 먼저 간다.

나중에 엄청 후회하게 되지만...

민속공연은 약간의 만담과 노래/춤의 공연이었는데 그리 대단하지는 않다.

내용도 별로인데 사진까지 금지여서 놀랬던 기억이 ㅎㅎ



오키나와 월드에서는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입구부터 다음 볼거리로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어있다.

편하면서도 너무 단순함에 살짝 질린다.


이곳은 술 공장.

알고보니 뱀술을 담근다는데 왜 오키나와에 뱀술이 유명한지는 모르겠다.



민속촌 중간쯤에는 여러가지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이 늘어서있다.

오키나와 전통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곳도 있고, 여러가지 공예체험을 할 수도 있게 되어있다.

마치 한국의 민속촌 분위기인데 규모라던가 세련미는 기대하기 어렵다 ㅠㅠ



기념품중에서 유일하게 눈길을 끌었던 것은 전통악기(사미센)였는데, 가격이 그야말로 후덜덜 (18-20만원 정도).



마을 중간에는 커다란 나무가 있어 쉬어갈 수도 있고,



이곳은 염색공방인데 직접 염색체험을 할 수도 있다.

물론 공짜는 아니고 ^^

직접 손으로 짜서 염색한 스카프가 마음에 들긴 했지만 역시나 가격이...



각종 소망을 적어서 걸어 놓게 되어 있는 곳.

마치 남산의 자물쇠 걸어 놓은 곳처럼 보인다.



약간 생뚱맞지만 유리공예를 체험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유리제품은 예쁘긴 했지만 운반이 힘들 것 같아서 구입은 패쑤~



민속촌 끝부분의 식물원에 닿는다.

역시나 규모도 작고 눈길을 끄는 식물도 별로 없다.




식물원에서 바로 연결되는 상점.

남쪽 나라이고 열대지역이라 여러가지 열대과일을 기대했는데 약간의 파인애플/망고 외에는 별로.

오전 일찍부터 서둘러 온 곳인데 많이 실망하고 있다 ㅠㅠ



식물원이 오키나와 월드 끝부분이라 다시 길을 돌아나간다.


오키나와에는 유독 혼령이나 귀신이 많다고 한다.

많은 침략을 받았고, 2차대전 말미에는 일본군부가 오키나와 사람들로 인간방패를 만들어 미군에 대항하다가

많은 희생자가 나온 슬픈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인지 오키나와에는 혼령을 위로하는 위령비가 많다고 한다.

그리고 이곳의 귀신들은 직진만 한다고 하는데, T자 교차로에는 석감당을 세워 재앙을 막는다고.



그나마 오키나와 월드에서 마음에 들었던 곳.

일본식 전통가옥인데 주변 경치가 호젓하니 좋았다.
지금은 사미센 연주법을 가르치는 곳인 듯.



이끼가 낀 돌담, 연꽃이 담긴 돌화분과 우물도 보이고.

참으로 평화롭다.



왕국역사 박물관.



류쿠역사가 나올줄 알았는데 왠걸, 시사(사자)가 어떻게 유래되었는지에 대한 전시가 대부분이다.

시사는 원래 이집트의 스핑크스에서 유래되었는데 유럽과 인도/중국을 건너 일본에 전해졌다는 이야기.

모형배까지 만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각나라마다 약간 다른 모습의 사자상이 있는 것을 보면 맞기도 한 것 같고...



2) 옥천동굴

다음은 교쿠센도라 불리는 옥천동굴(玉泉洞)로 간다.

원래 이 동굴부터 관람하고 민속촌으로 가야하는데 민속촌부터 들리는 바람에, 민속촌을 세번이나 왔다갔다 ㅠㅠ

동굴입구에는 멋지게 생긴 반얀트리가 서 있는데 민속촌 주변에 이 나무가 흔한 듯 하다.



동굴은 정말 길고 웅장한 규모를 자랑했으며, 온도/습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입구부터 느껴지는 열기가 후끈하다.



아~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지금껏 다녀본 동굴 중에 제일 규모가 큰 듯.



몇몇 석순에는 이름이 붙여져 있었는데 다들 비슷하게 보인다 ^^

종유석과 석순이 만나 석주를 이룬 곳도 있었고...



지옥의 모습이 이럴까.

날카롭게 아래로 향한 모습이 으시시하다.



석회암이 녹아 둥글게 변한 곳도 있고,



푸른색 조명을 설치해놓고 푸른샘(청천)이라 이름을 붙여놓았다.



동굴의 총 길이는 5km인데 일본에서 두번째로 길다고 한다.

일반에게 공개되는 부분은 850m로서 멋진 종유석과 석순으로 유명하다.

어떤 석순은 걷는 길 바로 위에 위치하고 있어 걸을때 조심 조심.



종유석에서 떨어져 내린 물은 동굴 바닥에서 샘을 이루는데 물이 정말 맑고 깨끗해 보인다.

여름이면 뛰어들어 수영하고 싶을 정도.

하지만 실제로 들어가지는 못할 듯.

알수 없는 미생물이 살고 있을 것 같아서리 ^^



동굴을 빠져나오니 식물원으로 연결된다.

다시 한번 민속촌을 거꾸로 지나와야한다. ㅠㅠ

점심시간이 가까워오는데 다음 버스를 타려면 식사할 시간이 부족하다.

할 수 없이 마을에서 파는 길게 생긴 돼지고기 만두를 사먹었는데 생각보다 맛이 괜찮았다.



오키나와 월드에서 나하로 돌아가는 버스 스케줄.

한시간에 한번꼴로 운행되는데 오후 1시대에는 운행을 하지 않으므로 시간 계산을 잘 해야한다.



오키나와 월드는 정말 생각보다 별로였다.

이곳은 민속촌이라기보다 약간의 기념품점이 모여있는 그저 그런 골목정도의 수준이었다.

입장료 받기가 민망할 정도이다. 

오히려 돈을 주고 사람들을 불러와야 할 듯 - 물건을 사달라고.

옥천동굴은 볼만했지만 그것때문에 두시간 이상 버스를 타고 왕복할 정도는 아니었다.


3) 단보 라멘

오키나와 월드 버스 스케줄이 애매해서 결국 점심시간을 놓쳤다.

첫째날 국제거리를 구경하고 호텔로 돌아가는 중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라면집이 있어 한번 들려보기로 한다.

보 (혹은 댄보) 라면집.



후쿠오카에 본점이 있는 라면 체인인데 규수 라면대회에서 1등을 한 집이라고 한다.

알고보니 한국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진 곳이라는...

기대 되는 걸 ㅎㅎ



이날도 오후 2시가 훨씬 넘었는데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다.

바깥에서 라면을 고르면서 기다리기를 어언 20여분...



드디어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곳에서도 대기석에 앉아 기다려야 한단다 ㅠㅠ

가게 규모가 상당히 작은 편이고 테이블도 별로 없으니 그럴수밖에.



라면 종류는 별로 다양하지 않다.

기본라면에 계란반숙, 차슈(돼지고기), 깨, 매운맛 추가 정도.

고민하다가 계란반숙 추가(780엔), 매운맛(730엔) 라면을 주문하려는데,



카운터에서 주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가게 구석에 있는 주문용 자판기를 이용해서 식권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헐~ 라면 주문하는데 주인과 이야기를 나눌 필요조차 없는 시스템.

일본의 더치페이 문화랄까 혹은 타인과 대화를 하기 싫어하는 개인주의 성향이 살짝 보이는 듯, 흠~



자리에 앉아 자판기에서 구입한 식권(?)을 내밀면 설문지같은 종이를 내준다.

당췌 무슨 말인지 모르다가 한자의 도움을 받아 면/고기/매운맛 정도를 표시한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아~ 라면 한그릇 먹기 진짜 복잡하다 ㅠㅠ


그래도 여전히 어떤 맛이 나올지 오리무중, 무조건 보통으로 동그라미를 쳐서 제출한다.

마치 라면 먹기위해서 시험치는 기분 ㅠㅠ

영어로 된 설문지를 주었으면 좋았을텐데...

(나중에 알고보니 영문으로 된 것도 있었는데 왜 우리에게 일본말로 된 것을 주었는지 아직도 의문이...)



추가로 교자 반쪽을 시켜본다 (160엔). 

바삭하고 맛이 괜찮네.



매운맛 라면.

가운데 고추장 같은것을 주었는데 맵다기보다 짠맛만 나는 듯.



계란 반숙이 첨가된 라면.

이 라면은 국물이 너무 허여멀건 듯.



음...

많이 실망이다.

일단 면발이 너무 가는 편이고, 국물맛도 그다지 진하지 않고 밍밍하다.

고소하기보다 짠 맛만 느껴진다.

그리고 보통 이렇게 오래 기다려서 무척 시장할 경우 왠만한 라면이면 맛있게 느껴질텐데...


내가 워낙에 일본 라면을 좋아해서 여러 지방의 라면을 먹어보았는데 (홋카이도, 쿄토, 나고야, ...)

크게 실망한 적이 없었는데. 이집만 빼고.

다들 맛있다고 하던데 나에게는 맞지 않는 듯 하다.

하긴 라면맛은 개취일테니...


아무튼 이번 오키나와 여행의 목적중의 하나인 라면탐방은 이렇게 실패로 돌아가버렸다 ㅜㅜ


나만 몰랐던 Tip:

1. 오키나와 월드 왕비추. 옥천동굴은 볼만함.

2. 오키나와 월드 버스 스케줄 미리 체크할 것 - 오후 1시대 운행 안함.

3. 단보라멘 생각보다 별로.